구미 반도체 현장·박정희 생가 방문 통해 보수 지지층 결집
정기국회 기간 원외 한계 극복 위한 차별화로 존재감 강화
[미디어펜=최인혁 기자]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취임 후 처음으로 TK(대구·경북) 지역을 방문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한 대표는 이번 민생 행보를 통해 집권 여당 대표로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원외의 한계를 극복하는 등 일타삼피의 효과를 거둘 것으로 여겨진다.

한 대표는 이날 구미 국가산업단지에 위치한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원익큐엔씨를 찾았다. 첫 지역 행보로 보수의 심장인 대구가 아닌 구미를 선택한 것은 민생·경제에 집중하는 여당 대표의 모습을 연출하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단순히 지지층 결집이라는 정치적 행보를 넘어 민생에 무게를 둔 전략적인 행보로 보인다.

앞서 한 대표는 지난 2일 서울 영등포구 가톨릭대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을 비공개로 방문했다. 한 대표는 응급실 운영 현황을 청취하는 등 의료 현장을 점검하며 민생 행보에 첫발을 뗐다. 이어  다음날 반도체 현장을 찾은 것은 민생 행보의 연장선으로 여겨진다.

   
▲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3일 반도체 산업 육성 방안 논의를 위해 경북 구미시 산동읍에 위치한 반도체 소재·부품 전문기업인 원익큐엔씨를 방문해 이동하며 관계자와 대화하고 있다. 2024.9.3/사진=연합뉴스


한 대표는 지난 1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회담에서 의료 공백, 반도체 산업 지원 강화 등 민생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룬 바 있다. 따라서 한 대표가 민생 행보를 지속하는 것은 단순 논의에 그치지 않고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한 대표는 지지층 결집이라는 근본 목표도 달성할 것으로 여겨진다. 최근 보수 지지층은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의 갈등으로 이탈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에 한 대표는 전통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도모하기 위해 첫 행보로 TK를 찾은 것으로 보인다. 실제 한 대표는 보수 지지층의 향수를 자극하기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또 TK 터줏대감인 이철우 경북지사와도 만나 지지층 결집을 유도했다. 

또 한 대표는 원외 당대표라는 한계도 극복할 것으로 기대됐다. 한 대표의 민생 행보는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 즉각 이뤄졌다. 이는 한 대표가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한 시도로 평가됐다. 

정기국회 기간 정치권의 주목은 국회로 쏠릴 수밖에 없다. 한 대표는 원외 당대표로서 정기국회 기간 국회에서의 역할이 미미하다. 이에 한 대표는 역으로 지역 민생 행보를 강화해 이슈를 선점하는 등 원외의 한계를 차별화의 수단으로 활용한 것으로 보인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한 대표가 국민의힘의 핵심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을 방문한 것은 당내에서 흔들리고 있는 본인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그중 대구가 아닌 구미를 방문한 것은 단순히 정치적인 행보만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민생 행보라는 점을 부각한 것으로 봐야 한다”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의 모든 활동은 국회를 중심으로 이뤄지는데, 한 대표는 원외이기 때문에 이목을 끌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 따라서 자신에 대한 주목도를 높이고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목적으로 민생 현장을 찾게 된 것으로 보인다. 원외라는 본인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방향을 잘 잡았다고 볼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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