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 확보 노력에도 기간제·외국인 증가 두드러져
숙련공 부족으로 생산성 떨어진다는 평가 나와
임금 인상 등으로 근본적인 문제 해결애햐 경쟁력 유지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최근 슈퍼 사이클을 맞은 조선업계가 올해도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근로자 확보에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숙련도가 높은 인력 구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기간제·외국인 근로자를 늘리면서 급한 불 끄기에 급급해 숙련공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에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임금 인상 등 처우 개선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사진=한화오션 제공


4일 업계에 따르면 조선 빅3(HD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의 올해 상반기 임직원 수는 3만3286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 3만1809명보다 1477명(4.6%) 늘어났다.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정규직보다 기간제 근로자가 더 크게 증가했다. 정규직은 올해 상반기 2만9147명으로 지난해 말 2만8896명보다 251명(0.9%)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기간제 근로자는 올해 4130명으로 지난해 2913명보다 1217명(41.8%) 급증했다. 

또 조선업계는 외국인 근로자 고용도 확대했다. 조선 빅3의 올해 상반기 기준 외국인 근로자 수는 1만7900명으로 지난해 말 1만5200명보다 2700명(17.8%) 증가했다. 

조선업계는 2022년부터 수주가 늘어나기 시작했고, 올해도 수주가 몰리면서 3~4년치 일감을 쌓은 상태다. 그러나 불황으로 인해 그동안 조선업계는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쌓아놓은 일감을 처리할 수 있는 인력 부족에 시달렸다. 결국 기간제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를 늘리면서 급한 불을 끈 상태다. 

그러나 업계 내에서는 기간제·외국인 근로자를 늘리는 것만으로는 역부족이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먼저 숙련공 부족 문제가 두드러지고 있다. 기간제·외국인 근로자는 짧은 기간 교육을 받고 생산 현장에 투입된다. 이 때문에 숙련공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숙련공이 조선소를 떠나 돌아오지 않는다는 점도 문제다. 조선업계 숙련공들은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조선소를 떠났지만 현재 조선업계가 인력을 다시 구하고 있어도 돌아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납기 지연사태까지 발생했다. 한화오션은 올해 6월 납기 예정이던 컨테이너선 6척의 인도 시기를 오는 11월 25일로 연기하기도 했다. 

앞으로 인력난이 더 심화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는 조선업계 인력 부족이 올해부터 연평균 1만2000명 이상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7년부터는 약 13만 명의 인력이 더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기간제·외국인 근로자를 늘렸지만 여전히 생산 현장에서는 인력 부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조선소를 떠났던 인력들이 다시 돌아올 유인책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결국 조선업계가 인력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임금 인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조선소 업무 강도가 높은 것에 비해 임금이 낮다는 인식이 팽배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조선업계 불황으로 임금 인상이 제때 이뤄지지 않았던 만큼 임금 인상이 이뤄져야 인력이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교육 강화 등 기술의 숙련도를 높이기 위한 작업도 진행 중이지만, 용접 기술자 등 고참 인력들이 필요한 부분에서 타 산업에 빼앗기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또 젊은 층의 유입을 위해서도 임금 인상과 함께 근로 환경 등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젊은 층이 유입돼 숙련된 기술을 쌓아야 조선업계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다른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재 조선소 현장에서 젊은 층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본적으로 임금 인상을 통해 젊은 층이 유입돼야 이들이 기술 노하우를 쌓고 숙련공으로 성장하면서 품질과 생산성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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