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현 가계부채 상황과 관련해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시행으로는 가계대출 급증 추세를 잡기 어렵다”고 밝히면서 추가 대출 규제가 조기에 도입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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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가계대출 실수요자 및 전문가 현장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이달 가계대출 추이를 살펴보고 향후 관련 추가 대책을 내놓겠다는 방침이다. 이달부터 도입한 2단계 스트레스 DSR 규제에도 가계대출 증가폭이 꺾이지 않을 경우, DSR 적용범위 확대나 은행권 주담대 위험가중치 상향 등 규제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금융권에선 이 원장이 여러 차례 현 DSR 규제로는 가계부채 관리의 한계가 있음을 인정하고 나서면서 추가 규제가 조기에 도입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추가 규제로는 DSR·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강화 등이 떠오른다.
DSR 적용 범위를 전세대출과 디딤돌대출 등 정책자금으로 확대하고, 현재 40%를 넘지 못하도록 돼 있는 DSR 한도를 35%로 낮추는 방안이 거론된다. DSR 40%는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지 않는 한도 내에서 대출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비율이 35%로 낮아지면 대출 한도는 줄어든다. 마지막 수단으로는 LTV 규제 강화 카드를 꺼내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 원장은 전날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신관에서 열린 ‘대출 실수요자‧전문가 현장 간담회’에서 “지금 추세로 보면 가계대출 급증세는 금리를 0.5~1.0%P 인상해도 잡을 수 없다”며 “가계대출 관리 목표인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이내 관리’가 어려운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은 9조5000억원 증가했다. 금감원이 예상한 관리 가능 수치인 5조5000억원 수준을 훨씬 능가하는 규모다.
앞서 이 원장은 지난달 KBS ‘일요진단 라이브’에 출연해 “최근 한두 달 사이의 증가세가 용인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면서 추가적인 시장 개입의 필요성을 강하게 느끼고 있다”며 “부동산 시장에 적절한 수준의 자금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DSR 규제 하나만으로는 될 수 없고 9월 이후에도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경우 더 강력한 대책을 내놓기 위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추가 규제를 예고하기도 했다.
다만 이 원장은 가계부채 관리를 강화하면서도 실수요자에 대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세심하게 들여다보겠다는 입장이다.
이 원장은 “갭투자 등 투기수요 대출에 대해서는 심사를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정상적인 주택 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형태의 대출 실수요까지 제약받는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면서 “금융당국도 금융권과 긴밀히 소통하면서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면밀히 모니터링 하겠다”고 밝혔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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