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가 팔레스타인전 응원석에서 쏟아진 '야유'에 섭섭한 감정을 나타내며 '좋은 응원'을 부탁했다. 이에 축구대표팀 공식 서포터스 붉은악마'가 "지길 바라는 응원은 없다"는 입장문을 내놓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1차전 팔레스타인과 홈경기에서 숱한 찬스를 살리지 못하고 0-0으로 비겼다.
주장 손흥민을 비롯해 이강인, 이재성, 황인범, 김민재, 황희찬(교체 출전) 등 정예 멤버들이 나섰지만 한국은 상대적 약체 팔레스타인을 시원하게 이기지 못하고 안방에서 무득점 무승부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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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팔레스타인 경기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관중석에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을 비난하는 플래카드가 등장했다. /사진=더팩트 제공 |
한국의 충격적 무승부 후 경기력 논란과는 별개로, 이날 관중들의 '야유'가 논란을 일으켰다. 홍명보 감독의 모습이 경기장 전광판에 잡힐 때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쏟아졌다. 홍명보 감독과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축구협회장을 비판하는 플래카드도 관중석 곳곳에 등장했다.
홍명보 감독의 대표팀 사령탑 선임 과정에서 빚어졌던 논란에 대해 상당수 축구팬들은 불만을 가졌고, 홍 감독이 처음 지휘한 이날 경기에서 홈 관중들이 홈 팀 감독에게 야유를 보내는 씁쓸한 장면이 연출된 것이다.
경기 후 김민재가 한 행동이 논란에 더욱 불을 붙였다. 김민재는 무승부로 경기가 끝나자 응원석 쪽으로 다가가 야유를 자제해 달라는 말과 제스처를 취했다.
이후 취재진과 인터뷰를 통해 김민재는 "팬들에게 ‘그냥 선수들한테 응원해 주셨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사실 우리가 시작부터 못하지 않았다. 사실을 왜곡해서 SNS에 찾아와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신다. 하지만 우리가 못하길 바라며 응원해 주시는 부분이 있었다. 그게 아쉬워서 그런 말씀을 드렸다. 전혀 심각한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자신의 언행을 설명했다.
또한 김민재는 "팬들을 찾아간 것에 대해 좋지 않게 생각하실 분들은 그렇게 하셔도 된다. 그런데 나는 전혀 그럴 의도가 없었다. 공격적으로 한다거나 실제로 그런 건 없었다. 좋지 못한 경기력을 보여 죄송하다. 선수들이 더 잘해야 한다. 다음 경기 꼭 이기도록 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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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민재가 팔레스타인전 관중석 야유에 서운함을 나타내 이날 응원과 관련한 논란이 게속되자 '붉은악마' 측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붉은악마 공식 SNS |
물론 팔레스타인전 팬들의 야유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을 향한 것은 아니었다. 홍명보 감독과 정몽규 회장을 향한 것이었다. 야유만 계속된 것도 아니었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선수들이 답답해 하면서 더 열심히 뛰는 모습에 많은 관중들은 '대~한민국'을 외쳐가며 열심히 응원을 해줬다.
하지만 야유를 들으면서 뛰는 선수들은 위축될 수 있고, 심리적으로 쫓길 수 있다. 이날 야유에 대해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축구팬들도 많았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붉은악마 측은 자신들의 생각을 밝히는 입장문을 발표한 것이다.
붉은악마 측은 입장문을 통해 "경기 종료 후 김민재 선수가 N석 쪽으로 와서 ‘좋은 응원해 주세요! 부탁드립니다!’라는 짧은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선수와 관중 간의 설전은 없었다"고 당시 상황부터 전했다.
이어 "저희의 야유와 항의는 거짓으로 일관하는 협회와 스스로 본인의 신념을 저버린 감독에 대한 항의와 야유다. 진정 선수들을 생각하고 대한민국 국민들을 생각한다면 협회는 이에 응답을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붉은악마가 탄생한 순간부터 지금까지 선수들과 모든 순간들을 함께했고 어떠한 순간에도 ‘못하길 바라고’, ‘지기를 바라고’ 응원을 하진 않았다"고 해명했다.
김민재의 행동과 인터뷰 발언 내용에 대해서는 "간절히 승리를 바랐던 김민재 선수가 좋은 결과가 안 나온 아쉬움에, 그리고 오해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하면서도 "단, 표현의 방법과 장소는 매우 아쉬웠다"는 뜻을 전했다.
끝으로 "붉은 악마는 어느 곳이든 늘 선수들과 함께하겠다"며 "앞으로 상대를 무너트리는데 어떤 응원과 행동이 도움이 될 지 다시 한번 깊이 고민하고 응원하겠다"고 약속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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