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6일 12번째로 만나 양국 간 구체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양국 공조 강화에 더 힘을 싣기로 했다.
윤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소인수회담과 확대회담을 갖고 약 100분간 한일정상회담을 가졌다.
한일 정상 간 셔틀외교의 일환으로 개최된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지난 2년 간의 한일관계 발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앞으로의 양국관계 발전 방향에 대해 심도있게 논의했다.
먼저 양 정상은 회담에서 양국이 중단된 정부 간 협의체를 재가동하고 신규 협의체를 출범하는 등 각계각급에서 활발히 소통하면서, 경제안보와 첨단기술 등 다양한 분야로 협력을 넓혀나가고 있음을 평가했다.
특히 양 정상은 이날 양국 외교당국 간 '한일 제3국 내 재외국민보호 협력 각서'가 체결된 것을 환영했고, 이를 통해 제3국 내 위기 상황 시 양국 간 협력을 보다 강화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제 3국에서 양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며 "협력 각서는 작년 4월 수단 쿠데타 발생시, 그리고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사태 발생시 한일양국이 재외국민 긴급 철수를 위해 협력한 사례를 기초로 우리 측이 먼저 한일간 공조를 제도화하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총 8개 항으로 이뤄진 각서의 구체적 내용은 제 3국에서 위기 발생시 양국이 자국민 철수를 위한 지원 협력을 위해 협의하고, 평시에도 위기관리절차 연습, 훈련에 관한 정보와 모범사례를 공유하는 등 제 3국 내 자국민 보호와 관련된 양국 협력 사항을 담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효 1차장은 이날 "세계 각지에서 점점 불안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외국민보호 협력각서는 양국 국민을 지키는 제도적 기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
|
▲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일 확대 정상회담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2024.9.6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사진=연합뉴스 |
양 정상은 이날 회담에서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앞두고 양국 60주년 준비 TF를 중심으로 실질 협력 성과들을 발굴하는 작업을 가속화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윤대통령과 기시다 총리는 출입국 간소화 조치와 같이 양국 국민들의 편의를 증진할 수 있는 제도적 방안을 검토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기자들을 만나 "사전 입국심사제는 일본 법무성이 실무검토에 착수했다고 알려와, 우리도 일본과의 협의에 응하려고 준비 중"이라며 "상대국에 심사관을 파견해서 생체정보시스템을 구축하면서 출국 전 간편하게 입국조사까지 마치는 절차를 일본과 논의하겠다"고 설명했다.
윤대통령은 이날 열린 확대회담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경제와 안보를 비롯한 여러 분야에서 정부 간 협의체들이 모두 복원되었다"며 "양국 협력의 긍정적 모멘텀을 계속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확대회담 모두발언에서 "크게 도약한 양국 관계의 과실을 양국 국민이 구체적으로 실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며 "어려운 시기를 극복해 온 선인들의 노력을 계승하여 미래를 향해 한국과 협력해 나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화답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이날 북한이 대화를 거부하고 한반도를 포함한 역내 평화와 안정을 계속 위협하고 있다는데 인식을 같이하고, 북한의 계속된 도발과 러북 밀착 상황 등에 대해 서로 긴밀히 소통하며 단호히 대처해 나가기로 했다.
김 차장은 브리핑에서 이와 관련해 "캠프데이비드 협력체계 발전방안을 논의했다"며 "특히 북한의 각종 도발에 대비한 양국 간 공조 강화를 이야기했고 북한이 러시아를 뒷배 삼아 도발하지 못하도록 냉정한 대비태세를 유지하자고 했다"고 설명했다.
윤대통령은 이날 기시다 총리에게 일본이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 지지를 표명해 준데 사의를 표명했고 "한국 정부의 통일 노력에 대한 일본 정부의 변함없는 관심과 지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양 정상은 한일 관계의 개선이 한미일 3국 협력체계 발전과 한일중 프로세스 재활성화라는 선순환으로 이어졌음을 재확인했고, 기시다 총리가 퇴임한 후에도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
윤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후임 총리도 한일 관계 발전의 흐름을 이어나갈 수 있도록 기시다 총리가 역할을 해 달라"고 요청했고 기시다 총리 또한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고 화답했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윤대통령에게 "일본의 다음 총리가 누가 되든 한일관계의 중요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과거 양국 정치상황에 따라서 한류-일본문화가 유동적이었던 것에 비하면 최근 일본의 제4차 한류 붐은 윤대통령의 리더십 덕분"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