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경험 부족으로 현장 업무에 부담…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 불분명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인력부족으로 인해 병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군의관을 파견하고 있으나 현장에서 근무가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추석이 다가오면서 정부가 의료 현장에 차질을 빚지 않기 않게 하겠다는 취지였지만 임상 경험 부족 등의 이유로 응급실 진료에 부담이 크다는 입장이다.

   
▲ 전국 곳곳에서 응급실 운영에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6일 서울 시내 한 병원 응급진료센터로 의료 관계자가 향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의료계와 보건복지부는 이대목동병원, 아주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등에 파견된 군의관 모두 현장에서 근무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당초 이대목동병원에는 군의관 3명이 배치됐다. 하지만 면담 결과 현장 경험 및 진료 역량이 떨어져 응급실 근무에 적합하지 않았다.

군의관들이 잇따라 응급실 근무가 어렵다는 의사를 보이자 병원 측은 복귀 조치를 통보한 상태다. 배치된 군의관들은 현재 이날부터 출근을 하고 있지 않다. 이대목동병원에 파견된 군의관 중에는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대목동병원 응급실은 군의관 없이 기존 응급의학과 전문의 3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아주대병원도 마찬가지로 응급실에 2명, 마취과에 1명이 배치됐으나 근무할 수 없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파견 군의관 2명이 모두 응급의학과 전문의인 세종 충남대병원도 군의관들이 환자 진료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모두 복귀했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의료계 안팎에서는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군의관이라할지라도 과정을 마친지 얼마되지 않아 경험이 적어 현장 투입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고 있다.

각기 전공이 달라 진료를 볼 수 있는 환자의 범위가 다른 것과 의료사고 발생 시 책임 소재 또한 파견된 군의관에 있다는 것도 부담을 느끼는 요소로 거론된다.

환자와의 갈등 혹은 의료사고 발생시 책임이 군의관에 있는지 소속된 군에 있는지, 파견을 지시한 정부에 있는지도 분명치 않다는 것이다.

다만 정부는 의료계의 반응과는 달리 부족한 인력을 지원하는 것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는 입장이다. 

배경택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현장에서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정부가 가용할 수 있는 인력을 지원하는 게 효과가 없지는 않을 것"이라며 "응급실에서 근무하든, 배후진료를 돕는 형태이든 현장에서는 분명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군의관·공보의 파견이 현장에서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국방부와 함께 업무 가이드라인 등을 만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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