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공동으로 지역당 부활 토론회 개최
조국 "지역당 부활, 거대 양당에게만 좋은 일"
[미디어펜=진현우 기자]지난 1일 여야 대표회담에서 접점을 이뤘던 지역당 부활이 점차 구체화되어가고 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9일 공동으로 지역당 부활을 논의하는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양당에서 지역당 부활을 위한 속도전에 본격 나선 모습이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지역당 부활과 정당 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 토론회'를 공동 개최했다. 지역당은 기존 지구당 명칭을 대신해서 부르는 것으로 과거 지구당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이 자리에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 등 여야 대표급 인사도 참석해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지역당 부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9월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지역당 부활과 정당정치 활성화를 위한 국회토론회'에서 토론 주최자인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사진 오른쪽)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화하고 있다. 2024.9.9./사진=연합뉴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현장에서 민심과 밀착된 정치를 해내기 위해서는 지역당을 부활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지역당을 부활하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복원하는 면이 있다"고 역설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도 "안정적으로 주민들과 보낼 수 있는 공간 확보라든가 필요하다면 적절한 수준의 정치 후원을 받는 게 같이 고려되는 것이 정치 개혁"이라며 "정당이 정당의 조직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도 같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역당 부활에 힘을 보탰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서면 축사에서 "유권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인 지역 사무실은 현역 국회의원은 낼 수 있는 반면, 원외는 안 되는 법으로 인해 현행 정당법이 편법과 불법을 조장한다는 지적도 나온다"며 "이번 토론회를 계기로 국민이 신뢰할 수 있는 깨끗하고 공정한 정당활동이 시작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윤상현 의원은 연간 최대 1억5000만원(1인당 최대한도 500만원)까지 모금할 수 있고, 사무직원은 2명까지 둘 수 있도록 해 지역당의 설치 근거를 마련한 정당법 및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발의해놓은 상태다.

김영배 의원 역시 지역당과 지역당 후원회 설치 등을 핵심으로 하는 이른바 '참여정치 활성화법'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하기도 했다.

윤 의원은 "지역당을 부활하는 것이 (정치) 진입 장벽을 낮춰주고 정치 신인들로 하여금 활동할 수 있는 법적 공간을 만들어줄 것"이라며 "주민들의 생생한 정치적 요구를 받들고 그것을 정치권 제도권에 수렴하는 것을 오히려 권장해야 한다"고 지역당 부활 이유를 설명했다.

김 의원도 "지금은 누가 뭐래도 국민이 정치의 주인이고 국민이 정당의 주인인 시대"라며 "국민이 정치의 주인으로 등장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제도의 최소한의 장치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비교섭단체 중심으로 '돈 먹는 하마'로 불렸던 지역당 부활 반대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 발언에서 "고비용 정치와 금권선거가 이제 완전히 사라졌을까. 국민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며 "지구당을 되살리면 민의를 더 잘 수렴할 수 있나. 그렇지 않다. 지구당 부활은 거대 양당 소속 정치인에게만 좋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소속 한 원외 인사 역시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국회의원의 경우 지역당이 부활하면 의원 후원금 뿐만 아니라 지역당 후원금을 함께 받을 수 있어 도리어 기득권이 더욱 강화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당 부활은 대권 후보인 양당 대표가 대선을 염두에 두고 본인의 영향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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