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전국민 25만원 민생회복지원금'을 두고 '경제 관료' 출신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공개적으로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 당내 논쟁이 10일까지도 이어졌다.
검찰 수사를 고리로 이 대표와 문재인 전 대통령 간 이른바 '명문연대'가 형성되고 있는 과정에서 또 다른 차기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김 지사가 존재감을 부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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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도지사(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이날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 7일 김 지사가 경제 분야 유튜브 채널 '삼프로TV'와의 인터뷰에서 "전국민에게 25만원을 나눠주면 13조원이 든다고 하는데 하늘에서 떨어지는 돈이 아니"라며 민주당의 당론인 민생회복지원금 지급에 대해 사실상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김 지사는 "지금 상황에서 지원금이나 도움을 주는 것에 대해서는 찬성한다"면서도 "두텁고 촘촘하게 어려운 사람에게 더 지원해 주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선별적 지급을 강조했다.
이어 지원금을 보편적으로 지급할 경우 인플레이션의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며 "타깃팅(선별적 지급)했을 경우,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훨씬 적을 것"이라고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이날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복지가 아니라 말 그대로 지원금이이서 일종의 경제정책이다.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지만, 당내 여진은 이날도 계속됐다.
이한주 민주연구원장은 이날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 지사가 틀린 것은 아니지만 너무 작은 걸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며 "25만 원은 어려운 사람들에게 돈을 지급해 주자는 차원의 문제가 아닌 (어려운) 경기 대응 정책"이라고 말했다.
채현일 민주당 의원도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침체된 골목상권, 지역경제를 살리는데 가장 앞장서야 할 민주당 단체장으로서 부적절한 발언"이라며 발언 철회를 촉구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인 신정훈 민주당 의원은 지난 8일 "경기도와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눈게 엊그제인데 이런 식으로 자기 당의 정책에 대해 바람을 빼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좋은 일은 아닌 것 같다"며 "기재부 공무원들을 '모피아'라고 부르는 이유가 있기는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 지사는 해당 인터뷰에서 당내에서 커지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완화 문제에 대해서도 자신만의 소신을 밝혔다.
김 지사는 금투세와 관련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한 제도 개선과 동시에 금투세를 도입하고 거래세 폐지 검토를 해야 한다"며 "(금투세를) 유예해 뜨거운 감자처럼 이 문제를 이어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8·18 전당대회에 출마하면서 금투세 유예를 주장했고 이후 오는 24일 관련 당내 토론이 열리게 될 정도로 금투세 논쟁은 당내 주요 쟁점 사안으로 발돋움했다.
민생회복지원금 보편적 지급 반대와 금투세 시행에 대한 소신 발언을 내놓으면서 김 지사의 존재감은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현재 김 지사의 경기도청에는 이른바 친문재인(친문)계 인사들이 결집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대변인으로 근무했던 강민석 전 민주당 대변인이 경기도청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고, 또 다른 친문계 핵심 인사인 전해철 전 의원은 지난달 26일 도정자문위원장으로 위촉됐다.
'옛 사위 채용특혜 의혹 사건' 관련해 뇌물수수 혐의를 받아 피의자 신분이 된 문 전 대통령과 대장동 개발비리 의혹 및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사건에 연루된 이 대표는 지난 8일 경남 양산 평산마을에서 만나 결속을 강조했다.
이른바 '명문연대'의 닻이 올려지면서 김 지사의 향후 행보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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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월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실에서 이재명 대표를 만나 악수하며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자료사진)/사진=경기도 |
하지만 친이재명(친명)계 지지자들이 당을 장악하고 있는 상황 속에서 김 지사의 소신 행보가 언제까지 이어지고 비이재명(비명)계 인사 뿐만 아니라 친명계 인사들을 어떻게 끌어들일 지가 김 지사의 과제라는 지적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아직까지 체급 차이는 분명하고, 이번 민생회복지원금 관련 발언도 '지금 상황에서는 찬성한다'는 사족을 달았던 만큼 (이 대표와) 크게 각을 세우고 있는 것 같지는 않다"면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어떻게 흘러가는가에 따라 '김동연 대안론' 등 갈등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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