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이 전년 대비 4.4% 감소한 6억2420만톤으로 조사됐다. 전 부문 배출량이 전년 대비 줄었는데, 특히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전환 부문 배출량이 7.6% 감소하며 감축량 대다수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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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문별 온실가스 배출량./사진=환경부 |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는 발전 등 분야별 유관지표 등을 활용해 이 같은 내용의 '2023년 국가 온실가스 잠정 배출량 분석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잠정배출량 중 전기와 열을 생산하는 전환 부문에서 발전량이 전년 대비 1% 줄었다. 철강과 전자통신 등 업종에서 전력 수요가 감소한 영향이다.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무탄소 발전인 원전을 신규 가동(신한울 1호기)하면서 원전 발전량이 4.4TWh(2.5%) 증가했고, 기존 화석연료 대신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이 3.5TWh(6.6%) 늘면서 전환 부문 총 배출량이 7.6%(1650만톤) 줄었다.
산업 부문 배출량은 전년 대비 3% 감소했다. F-가스를 주로 사용하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업종에서 공정가스저감시설을 확대했고, 석유화학·시멘트 등 대표적인 온실가스 다배출 산업의 경기 둔화로 인한 생산 감소로 배출량이 줄었다.
건물 부문 배출량도 평균기온 상승에 따른 따뜻한 겨울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사용량이 7%가량 줄어 전년보다 7% 감소했다.
수송 부문은 주행거리 감소와 전기·수소차 등 무공해차 보급 확대로 1%, 농축수산 부문은 가축 사육두수 및 벼 재배면적 감소 등 영향으로 0.1%, 폐기물 부문은 누적 매립량 감소로 인한 매립가스 발생 감소로 1.3% 각각 소폭 줄었다.
이 같은 감소 추세는 지난해 7월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공개한 2022년 잠정배출량에 이어 2년 연속 이어지는 것이다. 센터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경기 회복 영향으로 배출량이 일시 증가했음에도 2022년 이후 원전을 비롯한 신재생에너지 확대 등 정부의 온실가스 배출량 감축 노력이 효과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022년부터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매해 증가했음에도 배출량이 감소하는 '탈동조화' 경향이 뚜렷이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당 배출량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정한 1990년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 관계자는 "경기가 나빠서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어든 부분이 있지만, 전환 부문 감축량 1650만톤 중 생산 감소로 줄어든 200만톤을 제외한 나머지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로 바꾼 것이기 때문에 줄어든 게 맞다"며 "경기 불황에 노력을 더해 (배출량이) 줄어든 것이기 때문에 전반적인 탈동조화 추세 가속으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파리협정 세부이행지침에 따라 모든 유엔 기후변화총회 당사국은 '2006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 산정 지침(2006 IPCC 지침)'을 적용한 온실가스 통계를 올해 연말까지 유엔에 제출해야 한다.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해당 지침을 적용해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재산정한 결과, 우리나라 배출량은 미국, 일본, 러시아 등 주요국 사례와 비슷하게 최초 산정 시점인 1990년부터 2021년까지 모든 연도에서 배출량이 소폭 증가했다.
2006 IPCC 지침을 적용해 산정된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2035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 시 활용된다.
정부는 통계 개편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 증가 주요 요인인 수소불화탄소(HFCs)에 대해 지구온난화지수(GWP) 값이 높은 물질의 사용을 제한하고 재생 냉매 사용을 늘리는 등 감축 방안을 마련해 올해 안으로 공개할 예정이다. 지구온난화지수는 각 온실가스가 지구온난화에 기여하는 정도를 이산화탄소를 기준으로 환산해 나타낸 지수다.
정은해 센터장은 "우리나라 온실가스 배출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추세는 긍정적이지만, 심화되고 있는 기후위기를 고려할 때 배출량을 더욱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특히 감축 속도가 다소 더딘 부문들에 대해서 우리 사회 구성원 모두의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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