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북한이 아시안컵 2연속 우승을 한 강팀 카타르와 비기는 깜짝 이변을 연출했다. 중국은 또 패하며 조 꼴찌에서 벗어나지 못해 축구 '굴기'가 아닌 '굴욕'을 당했고, 신태용의 인도네시아는 2경기 연속 무승부로 순항했다.

북한은 10일 라오스 비엔티안의 신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A조 2차전 카타르와 홈 경기에서 2-2로 비겼다. 북한은 이번 3차 예선 홈 경기를 평양이 아닌 라오스에서 치른다. 

북한은 전반 19분 리일성이 돌파 후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선제골을 뽑아내 먼저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전반 28분 주장 장국철이 카타르의 역습을 막느라 손을 써 아크람 아피프를 잡아당겨 퇴장 당하면서 수적 열세에 몰렸다. 이 때 페널티킥도 허용해 아피프에게 동점골을 내줬다.

전반 막판 카타르가 알모에즈 알리의 골이 터져 2-1로 역전할 때만 해도 카타르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다. 그런데 북한이 선수 한 명이 적은 불리함에도 후반 5분 프리킥 찬스에서 강국철의 슛이 골로 연결되며 2-2로 균형을 맞췄다.

하늘도 북한을 도왔다. 폭우가 쏟아져 그라운드에 물이 흥건히 고이자 주심은 후반 12분께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약 20분쯤 기다려 경기가 재개됐으나 그라운드 사정이 나빠져 카타르는 수적 우위에도 체계적인 공격에 애를 먹었다. 반면 북한은 사력을 다한 수비와 골키퍼 강주혁의 잇따른 선방으로 추가 실점 없이 버텨 무승부로 경기를 끝냈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10위 북한이 34위 카타르와 비겼으니 북한으로서는 대성공이었다. 앞선 1차전 우즈베키스탄과 원정에서 0-1로 졌던 북한은 처음 승점 1점(1무 1패)을 따냈고 A조 4위로 올라섰다. 

1차전에서 UAE(아랍에미리트)에 1-3으로 패했던 카타르는 북한과 비겨 첫 승에 실패했고, 북한과 동률에 골득실에서 뒤져 조 5위에 머물며 자존심이 구겨졌다.

   
▲ 수적 열세의 북한은 강팀 카타르와 비겼고, 중국은 수적 우위에도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했다.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공식 SNS


북한이 수적 열세에도 무승부를 거둔 반면, 중국은 수적 우세를 잡고도 사우디아라비아에 패하고 말았다.

이날 중국은 다롄의 쒀위완 경기장에서 사우디와 C조 2차전을 치러 1-2로 졌다. 지난 5일 일본과 원정 경기에서 0-7로 대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던 중국은 2연패에 빠지며 3차 예선 통과가 힘들어졌다.

중국은 전반 14분 코너킥 상황에서 사우디 수비수 알리 라자미의 자책골이 나오면서 1-0 리드를 잡았다. 게다가 5분 후에는 사우디의 미드필더 모하메드 칸노가 경합 중 중국 선수를 발로 차 퇴장 당해 중국이 수적 우위도 확보했다.

중국이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이 만들어졌지만, 중국은 10명이 뛰는 사우디도 감당하지 못했다. 전반 39분 하산 카데시의 헤더슛에 동점골을 허용했다.

후반 8분 중국이 코너킥 상황에서 골을 넣었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1-1 상황이 이어지던 후반 45분 카데시가 다시 헤더로 역전골까지 터뜨려 중국을 무너뜨렸다.

   
▲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가 호주와 비겼다. 1, 2차전에서 강호들을 상대로 모두 무승부를 거둔 인도네시아는 돌풍의 팀이 되고 있다. /사진=AFC(아시아축구연맹) 공식 SNS


한편,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는 안방에서 강호 호주와 0-0으로 비겨 또 한 번 '신태용 매직'을 발휘했다. 1차전에서 사우디와도 1-1로 비겼던 인도네시아는 승점 2가 돼 조 4위에 자리했다.

인도네시아는 강호들을 상대로 연속 무승부를 이끌어내며 C조에서 돌풍의 팀으로 떠오르고 있다. C조에서는 호주(1무 1패, 승점 1)가 5위, 중국(2패 승점 0)이 6위로 인도네시아보다 순위표 아래에 위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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