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명 사망, 2750여명 부상…레바논 남부, 동부 베카벨리 등 거점 중심 폭발
[미디어펜=이다빈 기자레바논 전역에서 17일(현지시간)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주로 쓰는 무선호출기 수백 대가 동시에 폭발해 270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는 이스라엘을 배후로 지목하고 보복을 다짐했다.

18일 로이터·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폭발은 레바논 남부와 동부 베카밸리, 수도 베이루트 남부 교외 등 헤즈볼라 거점 지역을 중심으로 레바논 전역에서 발생했다.

로이터는 레바논 보건장관 고문 등 고위 당국자를 인용해 사망자가 11명, 부상자는 4000명이라고 보도했다가 이후 보건부가 '9명 사망·2750명 부상'이라고 공식 발표함에 따라 이를 정정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피라스 아비야드 레바논 보건부 장관을 인용해 부상자 가운데 약 200명은 위독한 상태라고 발표했다. 사망자 가운데는 헤즈볼라 무장대원과 조직원의 10살 딸 등도 포함됐다.

보건당국은 대부분 피해자가 손을 다쳤고 일부는 손과 복부에도 부상을 입었다고 설명했다. 폭발은 오후 3시30분께부터 1시간가량 계속됐으며 일부는 호출이 울려 피해자들이 화면을 확인하는 도중에 폭발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스라엘·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서도 호출기가 폭발해 헤즈볼라 대원 등 14명이 다친 것으로 시리아인권관측소는 파악했다. 모즈타바 아마니 레바논 주재 이란 대사도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다고 이란 언론들은 보도했다.

헤즈볼라는 성명에서 "이스라엘에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며 "반드시 정당한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하마스는 "레바논 시민을 표적으로 삼은 시오니스트(유대 민족주의자)의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지원하는 이란은 이날 폭발 사건을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레바논 정부는 내각회의 이후 "레바논의 주권을 노골적으로 침해하는 이스라엘의 범죄적 공격을 만장일치로 규탄한다"고 했다.

이스라엘 측은 폭발에 대해 언급하지 않고 있다. 이날 폭발 사건은 이스라엘 안보 내각이 레바논과 접경지역인 이스라엘 북부 주민들의 안전한 귀환을 전쟁 목표에 공식적으로 추가한 지 하루도 안 돼 발생했다.
[미디어펜=이다빈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