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조성준 기자]건설사들이 올해 국내 주택 사업에서 등락이 심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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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한 건설 현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가장 최근인 지난 7월, 6년 만에 가장 적은 국내 주택 수주를 한 가운데 1분기에도 극심한 부진, 2분기에는 좋은 성적을 거뒀다.
업계에서는 건설사들이 부동산 시장 분위기와 정부 정책 변화에 선제적으로 움직이며 사업성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 7월 국내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은 모두 3조6478억 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2.9%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 9조7098억 원에 비해 62.4%나 감소한 수치다.
7월 기준으로는 2018년 7월 3조4358억 원 이후 6년 만에 최저치이며, 월별 기준으로는 2019년 8월 3조3227억 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건설사들은 상반기에는 나름대로 나쁘지 않은 주택 수주고를 올렸다.
건설사들은 지난 1~6월 33조7335억 원의 주택 수주를 했다. 이는 전년 동기(29조8766억 원) 대비 약 13% 늘어난 수치다.
특히 2분기에 전년 동기보다 2배가량 늘어난 약 22조 원의 수주액을 기록하며 상반기 전체 반등을 이끌었다.
실제로 1분기만 보면 올해 들어 현재까지 가장 심한 부진을 겪은 바 있다.
건설사들은 지난 1분기 10조9592억 원의 주택 수주고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가량 감소한 수치다. 또한 지난해 4분기(약 21조3000억 원)의 절반에 불과하다.
지난 1분기 주택 수주가 적었던 주된 이유는 부동산 경기 불황에 있다.
지난해 말부터 심화된 부동산 불황이 올해 초 건설경기 불황으로 이어졌고, 미분양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수주전에 뛰어들지 않았다.
그 후 1분기 말부터 정부의 정책대출로 인한 부동산 지지효과가 가시화됐고, 그 후 집값이 상승으로 돌아서자 건설사들의 주택 수주도 다시 활성화됐다.
2분기 들어 집값이 서서히 오르자 재건축·재개발 등 도시정비사업 조합들이 인상된 공사비 계획안을 받아들였고, 이런 분위기가 건설사들의 신규 수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실제로 분양 시장에서는 인상된 부동산 시세가 분양가에 반영됐지만 수도권 및 지방 핵심 지역 분양건들이 완판 행렬을 이어갔다.
하지만 상반기가 끝날 무렵 대출 조이기가 시작될 것이라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왔고, 9월부터 스트레스 DSR 2단계가 시행되며 실현됐다.
이를 선제 대응한 건설사들이 7월 들어 수주량을 다시 줄이면서 속도 조절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계절적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올해는 무더위가 심했고, 여름 휴가 등의 이유로 건설업계나 소비자 모두 숨고르기의 시간을 가진 것으로 관측된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부동산 정책 기조와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분석하고, 철저하게 사업성을 보고 주택 수주에 임하고 있어 상황에 따라 이 같은 널뛰기 수주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금융 당국이 대출 조이기를 시행하고 있고, 추후 시장 상황에 따라서 추가 조치도 가능하다는 입장이어서 하반기에는 지난 2분기처럼 활발한 주택 수주 현상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대한건설협회는 "주거용·상업용 건물의 입주 물량 축소와 신규 착공이 위축된 영향으로 공사 물량 감소가 본격화되고 부동산 PF 구조조정 관련 불확실성 등이 리스크로 잠재해 있어 하반기 건설 투자는 감소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미디어펜=조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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