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추석 연휴가 끝나자마자 이른바 '브레이크' 없는 입법 폭주를 재개했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다음 달 재점화될 수 있다는 이른바 '10월 위기설'에 대응하고 유권자에게 '심리적 여당'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당은 이날 본회의를 열어 여당의 보이콧 속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채상병특검법, 지역사랑상품권(지역화폐)법 개정안 등 3개 법안을 상정해 일괄 처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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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 아래 두 번째) 등 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피켓팅 행사에 진행하고 있다. 2024.9.1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해당 법안들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이날부터 오는 23일까지 체코 순방에 나서는 만큼 민주당은 오는 24일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가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윤종군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당 의원총회 종료 직후 기자들과 만나 "24일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오는 26일 재의결을 추진할 것"이라며 "24일을 넘겨서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다음 달 7일 국정감사가 시작되는 만큼 그 전주에 재의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오는 26일에는 기존 여야가 합의했던 '방송4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전국민 25만 원 민생회복지원금법' 등에 대한 재의결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민주당이 입법 독주를 강행하는 배경에는 크게 두 가지 이유가 분석된다. 하나는 이른바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10월 위기설'을 앞두고 주요 쟁점 법안 처리를 마무리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한성진)는 오는 20일 이 대표의 허위사실 공표에 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결심공판을 진행한다, 오는 30일에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재판장 김동현) 심리로 열리는 위증교사 사건 결심공판이 진행된다.
결심공판에서는 검찰 구형 등이 이어질 예정인데 이후 다음 달 말에서 오는 11월 초 사이에 이 대표에 대한 1심 판결이 내려질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이 대표가 안고 있는 주요 사법리스크 중 가장 먼저 내려지는 판결들인 만큼 정국에 미칠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당 입장에서는 재판부 판결로 인해 이재명 2기 체제가 흔들릴 경우 이 대표 체제에서 추진하고 있는 주요 법안들에 대한 영향도 미치는 만큼 시기적으로 이 대표 판결 직전인 오는 10월까지 쟁점 법안 처리를 마무리할 전망이다.
민주당이 입법 속도를 빠르게 내는 또 다른 이유는 '심리적 여당'을 자임하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란 분석도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동안 민심을 살펴본 결과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임계점에 달해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김민석 민주당 최고위원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심리적 정권교체가 시작된 초입 국면"이라며 "정당 지지도, 국정 지지도, 차기 (대권주자) 지지도 등 3대 정치 여론지표의 종합적 추세도 동일한 대세적 흐름을 보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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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4.9.1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민주당은 심리적 정권교체가 시작됐다고 추석 민심을 해석하면서 본격적으로 자신들이 '심리적 여당'임을 강조하고 나선 모습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입법을 강행했다고 국민의힘한테 규탄을 받는 것을 봐서는 야당이 여당처럼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국민의 걱정도 덜어드려야 되고 국민에게 희망도 만들어 드려야 한다"며 "민주당에 대한 기대와 신뢰도 우리 스스로의 정말 큰 노력을 통해서 키워나가야 되지 않을까 싶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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