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미국 경제는 팬데믹 이후 고물가와 급격한 금리 인상에도 ‘나홀로 호황’을 보였지만 내년에는 경제 둔화가 예상된다.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내년 성장률은 1% 내외로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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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사진=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엑스 화면 캡처 |
최근 LG경영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경제의 나홀로 호황, 내년까지 이어질까?’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은 내년에 경기는 둔화하나 침체는 피하는 ‘소프트랜딩’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올해 2% 초반대에서 1% 초중반대로 낮아지겠지만 급격한 경기 후퇴는 겪지 않을 전망이다.
미국 경제가 팬데믹 이후에도 주요 선진국 성장률의 두 배 이상에 달하는 ‘나홀로 호황’을 보인 배경에는 가계의 막대한 초과 저축, 견조한 순자산 증가, 고용시장 호황, 고정금리 대출 등이 지목된다. 기업의 견조한 이익증가세, 우크라이나와 이스라엘 등 전쟁 지원을 위한 정부의 국방비 지출 증가도 경기 부양 효과를 견인했다.
다만 향후에도 미국의 호황이 지속될지 여부에 대해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가계의 경우 초과 저축 소진과 주식 시장의 높아진 밸류에이션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트럼프 정부가 집권할 경우 해외 노동력 유입 둔화로 소비가 둔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보고서는 “팬데믹 이후 미국 고용 호조의 상당 부분은 외국 출생 노동력의 고용증가에 기인한다”면서 “향후 국경통제 강화 등으로 해외 노동력 유입에 차질을 빚는 다면 고용증가세 둔화로 소비 둔화 폭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정부의 관세 증가 또한 물가 상승 압력을 높여 가계 구매력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소비 둔화 폭을 키울 수 있다. 트럼프 후보는 전 수입품에 대한 10% 보편관세, 중국산 제품에 대한 60% 관세, 미국산 수입품에 상대 국가 관세에 상응하는 상호주의적 관세 등을 강하게 밀고 있다. 보고서는 “이같은 정책은 일부 업종의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지만 경제 전체의 물가 부담을 높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업은 인플레 둔화와 고비용 구조 완화로 실질 이익 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트럼프 정부 재집권 시 법인세율 완화, 화석연료에 대한 규제 완화 등도 투자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다만 보조금 축소로 청정에너지 관련 분야 투자 차질과 관세 인상에 따른 투자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
보고서는 “실질 GDP 성장률은 올해 2% 초반대에서 1% 초중반대로 낮아지겠으나 급격한 경기 후퇴는 겪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시 소비 둔화 폭이 커지고 금리 인하도 지연될 수 있어 내년 성장률은 1% 내외로 추가적으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의 수출기업은 이같은 미국 경제 둔화 상황을 염두에 두고 경영 활동을 전개해야 한다”며 “거시경제 전반의 성장세 둔화는 기업 매출과 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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