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된 블랙리스트 작성 전공의 정 씨 면회
"유치장 있어야 할 자들이 누구인가" 반문
[미디어펜=서동영 기자]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21일 의료계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은 의사·의대생의 신상 정보가 담긴 블랙리스트를 유포한 혐의로 구속된 사직 전공의 정 씨를 만난 후 "구속된 전공의 그리고 리스트에 올라서 정말 피해를 본 분들 모두가 정부가 만든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회장이 21일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의료계 블랙리스트 작성자 정 씨를 면회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정 씨는 지난 7월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 집단행동 등에 참여하지 않는 의사들의 신상 정보를 담아 '감사한 의사'라는 제목의 명단을 만든 뒤 텔레그램과 의사·의대생 커뮤니티 메디스태프에 여러 차례 게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집단행동에 동참하지 않는 의사들의 실명·소속 병원·소속 학교 등이 자세하게 기재됐다. 

경찰은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 씨를 구속했다. 의정 갈등 이후 의료계 블랙리스트 관련 첫 구속 사례다.

임현택 회장은 이날 낮 12시경 서울 성북경찰서에서 정 씨와의 면회를 마친 후 "구속된 전공의나 리스트에 올라서 피해를 당한 전공의나 그 누구라도 돕겠다는 게 협회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오늘 이 유치장에 있어야 할 자들이 현장에서 잠도 못 자고 집에도 못 가고 자기 몸 하나 돌볼 시간 없이 환자들 죽어가는 현장에 있던 전공의여야 하는가, 아니면 '의사들을 악마화하고 의대정원을 증원하면 선거에서 이길 수 있고 역사에 남는 개혁의 상징이 될 것이라고 대통령 귀에 속삭인 간신들, 그 명령에 따라 영혼없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여 국민들이 길가에서 숨져가게 한 공무원들인가"라고 물었다. 

임 회장은 "정부가 의사들 사이를 다 결딴내고 있다"며 "이 사태가 하루라도 빨리 끝나서 우리 의사들도 국민들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게 의사들이 오직 국민들 생명 살리는 걱정만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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