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척지 신규 임대시 벼재배 금지, 2030년까지 6800 → 0㏊로 축소
토양염농도, 침수안전도 감안해 수도작 재배 필요 농지는 가루쌀 전환
스마트팜, 첨단농업연구, 육종·채종 등 활용 통해 미래 신성장동력 창출
새만금 7-1공구에 법인당 100㏊ 이상 복합곡물전문생산단지 시범 조성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정부가 앞으로 신규 임대 간척지에 벼재배를 금지하고 오는 2030년까지 현재 6800ha 수준의 일반벼 재배면적을 0ha로 줄인다. 여기에 스마트팜이나 첨단농업연구 등을 대체해 미래 농업을 준비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5일 이같은 내요을 담은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종합계획’을 고시하고 ‘농어업의 미래 성장산업 전진기지화’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이번 종합계획은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5년마다 수립하는 법정계획으로 2019년에 수립한 1차 계획 후 여러 여건 변화 등을 반영해 수립한 2차 계획이다.

1차 종합계획 기간 동안 조사료 재배면적은 2.7배 증가하는 등 조사료·콩·밀 등 타작물 재배가 늘어나 곡물자급률 제고에 기여했으며 스마트팜, 경축순환형 축산, 수산양식 등 고소득 농어업적 활용이 증가한 한편, 간척지 임대법인의 평균 재배면적은 37㏊로 국내 일반법인보다 약 3배 높은 수준으로 영농 규모화를 견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농식품부는 국가가 관리하는 새만금(9430㏊), 영산강(7823㏊), 고흥(1865㏊) 등 13개 간척지 3만2000㏊(만㎡)를 토지활용 현황 및 수요, 실태조사 등을 토대로 복합곡물(38%), 원예(19%), 조사료 포함 친환경축산(16%) 등 10개 용도로 지구별로 용지를 배분하고 작물재배 및 토지이용 다양화·규모화·첨단화를 통해 간척지를 체계적이고 효율적으로 이용해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실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간척지는 토양특성, 배수여건, 입지여건 등을 고려해 농어업과 관련 산업에 활용돼야 한다는 기본원칙 아래 중점적으로 추진할 주요 5대 전략과 12개 세부추진과제를 설정했다. 

5대 전략은 △간척지의 다각적 활용 기반 구축 △간척지의 다각적 활용 촉진 △미래 융복합 농어업 육성 견인 △농어촌 지역경제 활성화 △간척지의 효율적·체계적 관리 등이다.

간척지의 다각적 활용 기반 구축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먼저 쌀 공급과잉을 완화하기 위해 신규 임대 간척지는 가루쌀, 조사료 등 타작물 재배로 전환해 현재 6800㏊ 수준의 일반벼 재배면적을 2030년까지 0㏊로 점진적으로 축소해 나갈 예정이다. 타작물 재배가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토양 염농도, 침수안전도 등을 고려하여 수도작 재배가 필요한 농지는 가루쌀 등으로 전환하고, 임대기간 연장(5년 → 최대 8년)과 교육·컨설팅, 재배지 집단화 등을 지원한다.

친환경·저탄소 농업을 실천하도록 전문생산단지를 시범 조성·운영하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한편, 일반벼를 대체해 간척지에서 일부 재배되고 있는 수출·가공용 장립종쌀의 생산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현지 수요에 맞춘 품종 및 안정생산 재배기술을 개발․보급하기 위한 ‘쌀산업 혁신 프로젝트’도 추진한다.

간척지의 다각적 활용 촉진 

농업·농촌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토양 염분농도가 높아 생산성이 낮은 간척지 중 재생에너지 수요가 있는 지역에 영농과 병행하는 태양광 발전사업을 영산강 지구에 시범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주도하는 공공 방식으로 추진해 인근 주민과 농업인의 소득에 도움이 되도록 하고 공사 주도 발전사업의 운영수익은 농업생산기반시설 유지관리 재원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그동안 수도작 중심으로 조성하던 간척지 기반조성 방식도 용지 수요에 맞게 전환한다. 이를 위해 아직 착공하지 않은 화옹·시화지구 간척지의 5개 공구는 입지 여건, 개발수요 등 지구 특성을 고려해 토지이용계획을 재검토하고 맞춤형 설계를 추진한다.

규모화·전문화된 농업경영체를 육성하기 위해 농업인과 기업간의 상생협력도 추진한다. 농업인의 인력과 영농기술, 기업의 자본과 기반기술, 지자체의 행정력 등을 다양하게 결합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해 농가소득을 높인다.

   
▲ 새만금 전경./사진=새만금계발공사 홍보영상 캡쳐


미래 융복합 농어업 육성 견인 

농업의 혁신성장을 강화하기 위해 간척지에서도 ICT 기반의 첨단 시설원예와 스마트 노지재배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2023년 기준 52㏊ 수준인 스마트팜에 더해 2029년까지 112㏊를 추가 조성, 164㏊ 수준으로 확대해 농산물 수출을 활성화하고 청년 농업인에게 첨단농업 창업영농의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식량 자급기반을 확충하고 적정가격의 안정적인 식품 원료를 공급할 수 있도록 새만금에 총 800㏊ 규모(법인당 100㏊ 이상)의 복합곡물전문생산단지도 시범 조성한다. 기술 수용성이 높은 청년농업인 등을 포함한 농업법인을 대상으로 최장 10년(5년 단위 연장)의 장기임대 방식으로 생산단지에 데이터 기반 기술을 활용한 정밀농업을 도입해 생산성 향상은 물론 저탄소 농업도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소규모 영농의 한계를 극복하고 농업경영의 규모화․자동화를 통한 비용 절감 및 소득향상을 위해 새만금, 영산강 등 대규모 간척지의 8500㏊ 농지를 대상으로 법인당 임대 규모를 20㏊ 이상에서 50㏊ 이상으로 점진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새만금에 민간육종단지와 연계해 종자산업 기반을 강화하기 위한 종자산업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는 한편, 고성능의 농기계 개발과 농업현장 적용성 검증을 위해 2027년까지 지능형 농기계 실증단지를 100㏊ 규모로 조성하여 첨단농업 연구개발을 위한 기반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농어촌 지역경제 활성화 

마지막으로 대도시 근교인 화옹·시화 간척지, 경관이 우수한 장흥·고흥 간척지 등 간척지의 농어업 자원과 연계한 치유농업, 영농체험 등 체험·휴양형 농어촌관광휴양단지를 9개 간척지에 조성하고, 말 관련 생산·조련·레저관광 등을 집적한 말산업복합단지도 새만금에 구축한다.

농식품부 최명철 식량정책관은 “이번 종합계획은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를 뒷받침할 수 있도록 영농의 규모화, 시설의 첨단화, 재배작물 및 토지이용의 다양화에 초점을 맞춰 추진하는 만큼 생산성을 높이고 비용을 절감하는 농업구조 혁신으로 식량안보를 굳건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농업경영체를 육성해 수출을 활성화하고 수입을 대체함으로써 농가소득 향상은 물론 지역경제 활력도 증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