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개 상품 동시 출시…'상품별 차별화 필요' 지적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민들의 노후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 하에 자산운용사 25곳이 연금 특화 자산 배분 상품 '디딤펀드'를 출시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의 숙원사업으로도 알려진 이번 사업이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대부분 원리금보장형 상품에 머물러 있는 퇴직연금 분야의 혁신이 일어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 국민들의 노후 자산 증식에 도움을 주겠다는 취지 하에 자산운용사 25곳이 연금 특화 자산 배분 상품 '디딤펀드'를 출시했다./사진=김상문 기자


26일 금융투자협회와 자산운용업계 등에 따르면, 업계가 작년부터 준비해온 디딤펀드가 지난 25일 동시 출시됐다. 이번 디딤 펀드는 총 25곳의 자산운용사에서 '1사 1펀드' 원칙에 따라 하나의 특화된 상품을 내놓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디딤펀드는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투자해 안정성을 확보하고, 정기예금보다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 배분형 펀드로 출시됐다. 펀드명은 국민의 은퇴 준비 '디딤돌'이 되겠다는 취지를 담았다. 

자산운용사 25곳 가운데 15곳은 디딤펀드를 신규 출시했고, 10곳은 기존 자산 배분 펀드 이름에 '디딤'을 넣어 재설정했다. 디딤펀드는 대신·미래에셋·삼성·신영·신한투자·iM·NH투자·우리투자·유안타·KB·하나·한국투자·한화투자·현대차 등 퇴직연금 사업을 하는 증권사 14곳을 통해 가입이 가능하다. 은행 등에서는 가입할 수 없다.

이번 디딤펀드는 서유석 금투협회장의 숙원사업으로 손꼽힌다. 지난 2022년 12월 제6대 금투협회장으로 당선된 서 회장은 사상 최초로 자산운용사 대표 출신(미래에셋자산운용 대표) 협회장으로 화제가 됐다. 그런 만큼 자산운용업계에 특화된 정책 전개가 예상됐고, 이번 디딤펀드가 그 중 하나인 셈이다.

한국의 경우 퇴직연금을 포함해 대부분의 노후 자금이 예·적금 등 초저위험 상품에 들어가 있다는 점이 문제로 지적된다. 퇴직연금 적립금 약 382조원 중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되는 적립금이 무려 87% 수준인 333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환태 금투협 산업시장본부장은 "연금 자산을 불리기 위해선 복리 효과 극대화가 중요하다"면서 "위험자산·안전자산에 동시 투자해 리스크를 낮추면서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금융 상품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운용사마다 1개의 대표 상품만을 출시하도록 함으로써 중소형 운용사들이 상대적으로 두각을 드러낼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다만 그럼에도 상품간 차별화 지점이 잘 부각되지 않는다는 점, 이번에 나온 상품들이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심사 대상이 되기까지 1년 이상 소요된다는 점 등은 아쉬운 점으로 손꼽힌다. 금투협 측 관계자는 "향후 디딤펀드 상품이 추가 출시되고 판매 채널도 확대될 예정"이라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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