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일련의 상장사 공개매수 건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경쟁 과열로 부추기고 있다며, "지나친 경쟁이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최근 고려아연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인 영풍과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MBK)는 다음달 4일까지 영풍정밀 유통물량 전부와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공개 매수할 예정이라고 밝힌 상태다. 고려아연과의 대립 심화가 자본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되자 금감원이 시장과열을 환기시키기 위해 경고성 발언을 내놓은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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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일련의 상장사 공개매수 건과 관련해 시장 상황을 경쟁 과열로 부추기고 있다며, "지나친 경쟁이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사진=금융감독원 제공 |
금감원은 지난 27일 오후 본원에서 이복현 원장 주재로 최근 여러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장회사 공개매수' 관련 부원장회의를 가졌다고 29일 밝혔다.
이 원장은 "공개매수 등 M&A 과정에서 발생하는 건전한 경영권 경쟁은 시장 자율에 맡겨야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진행 중인 상장회사 공개매수는 공개매수 관련자들 간의 경쟁 과열로 보이는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나친 경쟁으로 인해 시장 불안을 야기하고 자본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만큼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이 원장은 "이러한 시장의 우려를 감안해 공개매수자, 대상회사, 사무취급자, 기타 관련자들은 공정 경쟁의 원칙을 준수하는 한편 향후 공개매수 과정에서 제반 절차가 적법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각별히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원장은 "공개매수와 관련해 근거없는 루머나 풍문 유포 등으로 투자자의 잘못된 판단이나 오해를 유발하는 시장질서 교란행위 등 불공정거래 발생 여부에 대해 면밀히 시장 감시를 실시하라"며 "필요시 신속히 조사에 착수해 적발된 불법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을 적용해 엄정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아울러 금감원은 단기적으로 관련 종목의 주가가 급등한 상태라며, 주가 하락으로 투자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투자자들은 공시자료 등으로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투자여부를 결정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영풍·MBK는 다음달 4일까지 영풍정밀 유통물량 전부와 고려아연 지분 6.98~14.61%를 공개 매수할 예정이다. 영풍정밀 지분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2만5000원,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 가격은 주당 75만 원이다. 양사가 영풍정밀을 인수하고, 고려아연 지분을 최대로 취득하면 고려아연 지분 49.59%를 확보하게 된다.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기준으로는 50.82%를 확보하게 돼 고려아연 경영권을 완전히 갖게 된다.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영풍·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시장에서는 고려아연의 유통 주식 수가 적은 만큼, 장내 매수 대신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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