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조7000억원 투입해 자사주 매입 결정…주당 83만원 설정
베인케피탈도 투자…양측 합치면 지분 18% 확보
최윤범 회장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제고하는 유일한 해법”
[미디어펜=박준모 기자]“우리 회사와 임직원들은 이 위기를 새로운 변화와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은 2일 기자회견을 열고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회사의 비전과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을 신속하게 수습하기 위해 자사주 매입을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박준모 기자


고려아연은 이날 이사화를 통해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이익 보호를 위해 약 2조70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공개매수를 추진하기로 의결했다. 

자사주 공개매수 취득 예정 주식수는 320만9009주로, 전체 발행 주식수의 15.5%에 해당한다. 주당 매수가격은 83만 원으로 영풍·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 가격인 주당 75만 원보다 8만 원이 높다. 

또 이번 공개매수에는 세계적인 사모펀드인 베인캐피탈도 고려아연의 공동매수자로 참여한다. 베인캐피탈은 약 4300억 원을 투입하고, 고려아연 발행 주식수의 2.5%인 51만7582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다만 베인캐피탈은 순수 재무적 투자자로 고려아연 경영이나 이사회에 관여하지 않는다. 

이번 공개매수에서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이 취득 예정인 총 주식수는 전체 발행 주식수의 18%인 총 372만6591주이며, 전체 금액은 약 3조1000억 원이다.
 
최 회장은 자사주 취득 결정에 대해 “고려아연 이사회 및 경영진들이 현재 상황 및 회사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많은 고민과 토론을 거친 결과”라며 “회사와 주주, 임직원, 협력업체를 지키고, 지역사회 그리고 국민여러분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진심을 담은 간절한 결정”이라고 전했다. 

자사주를 향후 소각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최 회장은 “이번에 고려아연이 취득하는 자사주는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전량 소각함으로써 주주가치를 확고히 높이겠다”며 “정부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추진 중인 정책에 부합하는 '밸류업' 전략을 통해서도 고려아연의 장기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금융부담이 수반되는 어려운 결정이지만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를 보존하고 모든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제고하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했다”며 “이 결정은 공개매수에 참여하는 주주와 그렇지 않은 주주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적대적 공개매수를 통해 영풍·MBK가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빼앗는 경우 회사의 미래는 없다”는 입장도 전달했다. 

그는 “적대적 M&A로 우량기업의 경영권을 빼앗아 구조조정, 무리한 원가절감 압박, 기술 유출, 자산처분, 과도한 차입금 등으로 단기적인 투자수익을 회수하는 과정에서 생길 수밖에 없는 고용불안, 안전환경 시스템 및 상생협력 체계의 붕괴로부터 임직원들과 협력업체를 지키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MBK가 경영권을 장악하는 경우 결국 MBK는 고려아연을 중국기업이든 누구든 높은 가격을 제시하는 매수인에게 매각할 것”이라며 “이러한 결과를 방지함으로써 비철제련 세계 1위의 토종기업으로서 2차전지 공급망에서 니켈 등 핵심 원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을 지키겠다”고 역설했다. 

최 회장은 영풍과 화해할 의사도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우리는 석포제련소의 현안 문제 해결에 기꺼이 도움을 줄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의 경험과 기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언제든 협력할 용의가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영풍의 장형진 고문님과 그간의 오해를 해소하고 영풍과 고려아연의 협력적 관계 회복 등 두 회사가 직면한 제반 사항들에 대해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허심탄회하게 상의 드리고, 원만한 해결방안을 찾고 싶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최 회장은 ”이 위기를 반드시, 그리고 슬기롭게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갈 것“이라며 ”영풍·MBK 측이 자사주 매입에 대응한다면 이에 대해서도 고려아연은 맞대응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