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음식값·할인혜택 다른 배달앱과 동일하게 맞추도록 강요했다는 의혹
[미디어펜=이다빈 기자]공정거래위원회는 배달앱의 각종 불공정 행위가 잇따른 수수료 인상의 원인이라 보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앱을 조사하는데 나섰다. 특히 배달의민족의 '최혜 대우' 요구 의혹이 이번 조사에 쟁점이 되고 있다.

   
▲ 공정위가 배달앱의 각종 불공정 행위가 잇따른 수수료 인상의 원인이라 보고 배달앱을 조사하는데 나섰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3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가 배달의민족이 음식 가격과 할인 혜택 등을 다른 배달앱과 동일한 수준으로 맞추도록 입점업체에 강요했다는 의혹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또 매장 판매 가격과 앱 판매 가격에 차이를 두는 이중가격제를 사실상 제한하는 행위에 대해서도 위법 여부를 따져볼 예정이다.

배달의민족이 무료 배달 구독제 서비스인 '배민 클럽'을 도입하면서 음식점주에게 다른 배달앱에서 판매하는 메뉴 가격보다 낮거나 동일하게 설정하도록 하는 '최혜 대우'를 요구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공정위는 최혜 대우가 이번 갈등의 쟁점으로 배달앱 간 경쟁을 막고 수수료 상승을 초래하는 핵심 원인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는 지난 7월에도 국내 배달 시장의 대부분을 점유하고 있는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요기요에 조사관을 보내 관련 자료를 확보한 바 있다. 최근에는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업계 1위인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 형제들을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배달의민족의 '동일가격 인증제'에 대해서도 최혜 대우 요구에 해당하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배달앱 내 음식 가격이 매장 가격보다 비쌀 수 있다는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킨다는 명목으로 지난 7월 동일 가격 인증제를 도입했다. 동일 가격 인증제는 매장과 앱의 가격이 동일한 것으로 검증된 업체에 '매장과 같은 가격'이라는 표시를 하는 것이다.

한편 배달비 부담에 일부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이중가격제를 도입하자 배달업체들이 서로에게로 탓을 돌리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최근 쿠팡이츠는 이중가격 논란에 대해 와우 멤버십 회원들에게 제공하는 무료배달 혜택은 고객배달비 전액을 쿠팡이츠가 부담하며 업주에게는 어떠한 부담도 전가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더불어 입장문을 통해 이번 이중가격 현상의 원인에 대해 배달의민족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배달의민족도 전면 반박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은 쿠팡이츠의 이와 같은 주장이 '배민배달'과 '가게배달'을 섞어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며 소비자와 음식점주를 오인시킬 수 있는 여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 7월 수수료 부담 완화를 논의하기 위해 출범한 배달 플랫폼과 입점 업체의 상생협의체가 현재까지 5차례 회의가 열렸음에도 이렇다 할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공회전하고 있어 정부가 약속한 10월 중 상생 방안을 내놓겠다는 입장에 회의적인 시각이 다수"라고 말했다.

이어 "배달앱의 최근 움직임을 공정위가 불공정 행위로 판단할지 여부가 앞으로의 상생 방안 모색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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