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방산업계가 일감이 늘어나면서 생산능력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빠른 납기를 장점으로 내세워 수출에서 강점을 보여온 만큼 시설 투자를 통해 강점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생산설비에 대한 투자가 완료되면 K-방산의 수출 경쟁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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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ACE 전경./사진=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공 |
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방산업계 빅4의 수주잔고는 올해 100조 원을 돌파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91조5559억 원의 수주잔고를 보였는데 하반기 들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루마니아와 K9 자주포 54문을 1조3828억 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지난달에는 LIG넥스원이 이라크에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궁-II’를 3조7000억 원 규모로 수출하기로 하면서 수주잔고 100조 원 돌파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방산업계는 5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한 상태인데 추가로 수주를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지속되고 있다. 이에 생산능력 확대에 대한 필요성도 높아지면서 투자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먼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8월 호주에 자주포와 장갑차를 생산할 공장(H-ACE)을 완공했다. 이 곳에서는 K-9 자주포의 호주형 모델인 AS9과 AS10 방호탄약운반 장갑차를 양산한다. 향후에는 레드백 장갑차도 생산할 예정이다.
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달 이사회를 열고 추진장약 공장을 증설하기로 결정했다. 이를 위해 6673억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K9 자주포 등 수출이 증가하면서 장약에 대한 수요도 같이 늘어나면서 투자를 결정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국내외 수요 대응 및 제조 경쟁력 향상을 위한 투자”라며 “스마트 팩토리로 건설해 안전 및 품질사고 제로화를 실현하겠다”라고 말했다.
LIG넥스원도 2030년까지 생산시설에 1조5000억 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대공망체계 생산시설과 해외 생산 및 시험 설비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MRO(유지·보수·정비) 센터까지 지을 예정이다.
현대로템은 향후 K2 전차 수주가 늘어날 경우 생산능력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지난 2022년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아직 기본계약 1000대 중 820대가 남아있는 상태다. 현재도 폴란드와 협상을 진행 중인데 추가 수주에 따라 설비 투자에 나설 수 있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현대로템은 매년 설비 보완 투자를 진행했지만 생산설비 확충 등 대규모 투자는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폴란드뿐만 아니라 루마니아 등 다양한 곳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어 생산설비 확충 필요성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내에서는 이러한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투자가 수출 경쟁력을 더 높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방산업계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 중 하나로 빠른 납기가 꼽힌다. 생산능력을 확충하게 되면 납기가 더 빨라질 수 있는 만큼 강점을 더 살릴 수 있어서다.
또 해외에 생산공장을 짓는 경우 인근 국가로도 수주 지역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도 수출 경쟁력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 공장 완공을 통해 호주와 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영국·캐나다·뉴질랜드 시장에도 진출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또 다른 방산업계 관계자는 “무기를 구매한 국가에서는 빠르게 받기를 원하는데 생산능력을 끌어올리게 되면 이러한 요구에 더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설비 투자가 이어질수록 국내 방산업계의 해외 수주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박준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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