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박재훈 기자]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업계 내에서는 아쉬운 성적표라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함께 공시한 46파이 배터리 공급계약이 기대를 받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에 배터리를 공급한다는 내용으로,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는 계획의 일환 중 하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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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첫 비전공유회에서 김동명 CEO 사장이 비전 및 중장기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사진=LG에너지솔루션 |
11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전방산업의 부진으로 인해 3분기 LG에너지솔루션은 매출 6조8778억 원, 영업이익 4483억 원을 잠정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6.4%, 영업이익은 38.7% 감소한 수치다. 전기 대비로는 매출 11.6%, 영업이익은 129.5% 증가했다.
IRA(인플레이션 방지법)의 세액공제는 4660억 원으로 이를 제한 영업손실은 177억 원이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 상황에 따른 전략 수정을 위해 ESS(에너지 저장 장치), LFP(리튬·인산·철)배터리, 46파이 배터리 등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중 최근 공시를 통해 밝힌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이 가장 주목을 받고 있다. 해당 계약은 수시공시 기준 금액이기 때문에 공시한 것으로 공급 규모는 50.5GWh다. 50.5Gwh는 전기차 63만 대에 들어가는 양으로 수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2028년부터 진행되는 계약은 향후 10년 간 벤츠 계열사에 46파이 폼팩터 배터리를 공급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LG에너지솔루션의 46파이 배터리는 미국 애리조나의 단독 공장에서 생산될 예정이다.
46파이 배터리는 지름이 46㎜인 배터리를 칭한다. 기존에 사용되던 원통형 배터리는 2170(지름 21㎜·길이 70㎜)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가 10%, 용량 5배, 출력 6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고체 배터리와 함께 차세대 배터리로 평가되는 46배터리는 테슬라를 비롯해 다수의 글로벌 브랜드들이 집중하고 있는 배터리기도 하다.
지름별로 상이해 46xx 시리즈라 불리는 대형 원통형 배터리는 원가절감과 효율성 증대 잠재력이 크다. 주요 메이저 전지업체들은 2025년을 전후로 본격적으로 확대할 전망이다.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 업체 SNE리서치의 자료에 따르면 각 업체별 46xx 시리즈 양산 시점은 △테슬라 2023년 말(인하우스) △파나소닉 2024년 9월 △삼성SDI 2026년 △LG에너지솔루션 2024년 8월 △CATL 2025년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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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에너지솔루션 원통형 전지./사진=LG에너지솔루션 |
이에 중장기적인 배터리 경쟁에 있어서는 빼놓을 수 없는 제품군으로 분류된다. LFP배터리를 통해 시장을 선점해 글로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중국 배터리기업들과의 경쟁에서도 필수다. 국내 배터리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도 LFP배터리 양산을 준비 중이지만 아직 시간이 걸리는 상황이다.
이로 인해 차세대 배터리와 기술력이 향상된 LFP배터리를 투트랙으로 준비해 시장 영향력을 키우겠다는 복안이다. 향후 5년 안에 LFP배터리와 삼원계 배터리로 구분되던 시장에서 차세대 배터리로 흐름이 변화될 것이 예상되면서 기술 개발과 수주 공급계약이 중요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LG에너지솔루션이 벤츠와 체결한 계약도 이와 맥락이 일치한다. 또한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 7월 LFP 배터리 대규모 공급계약을 프랑스 완성차 업체 르노와 체결해 중저가 배터리 시장으로도 영향력을 넓혔다.
최근 CATL과 BYD 등 중국업체들의 점유율은 더욱 확대되고 있어 수주와 기술 양산 시점은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다. SNE 리서치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까지 중국 제외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에서 국내 3사는 전년 동기 대비 2.3% 하락한 46.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CATL은 26.3%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위로 25.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한편 SNE리서치는 "배터리 안전성과 가격 경쟁력의 중요도가 부상하면서 수익 창출을 위한 글로벌 OEM들이 LFP 배터리 도입 계획이 확대하고 있어 LFP 배터리 시장을 초기에 선점한 중국 배터리 업체들이 수혜를 입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국내 배터리 3사가 LFP 배터리 양산 시점을 앞당겨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할 경우 향후 시장 점유율에서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진단했다.
[미디어펜=박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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