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저축은행업계가 올해 3분기 깜짝 흑자전환에 성공하며 적자 터널을 벗어났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사업장 정리를 통해 기존에 쌓아놓았던 대손충당금이 이익으로 환입된 영향이다. 또 본격적인 금리인하기에 접어들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4분기까지 이어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은 지난 3분기 약 200억원 규모의 순익을 기록한 것으로 전해졌다.

   
▲ 사진=미디어펜


저축은행 업권은 지난해 5559억원 규모의 순손실을 내면서 9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바 있다. 올해 상반기에도 3804억원의 적자를 이어갔다. 상반기 적자는 지난해 같은 기간 965억원 적자 대비 4배나 확대된 규모다. 2분기 순손실은 1분기 1543억원 손실과 비교해 2261억원 더 늘었다.

저축은행이 이처럼 적자를 낸 것은 고금리 수신 유치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와 부동산 PF 부실로 인한 충당금 적립 규모 확대 등의 영향이 크다.

2022년 레고랜드 사태 이후 채권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시중은행들은 자금조달을 위해 수신금리를 올리기 시작했고 이에 저축은행들도 수신 고객을 뺏기지 않기 위해 고금리 예적금 상품을 판매했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한다.

또 부동산 PF 대출 부실 영향에 올해 상반기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전입액은 2조3285억원으로 1년 전보다 20.5% 늘었다.

그러나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 효과가 나타나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저축은행을 포함해 금융권은 지난달까지 1조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 PF 사업장을 정리했다. 저축은행들이 정리한 사업장은 대체로 수도권에 위치한 사업성이 높은 곳으로 사업장이 대출원금 수준에서 낙찰되면서 미리 쌓아둔 충당금 중 상당액이 수익으로 환입됐다.

저축은행은 금융당국이 제시한 부동산 PF 사업성 평가기준에 따라 약 4조5000억원 규모의 사업장을 경공매나 자율매각 등을 통해 정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업계는 금융당국에 향후 정리 계획을 제출한 상태다.

연체율 또한 낮아지고 있다. 저축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연체율은 8.36%로 전분기 대비 0.44%포인트(p) 하락했다. 부실채권의 적극적인 상매각 등 노력으로 연체율이 낮아졌다.

그간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축소해왔던 대출영업도 수신고 증가와 함께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상호저축은행 수신(말잔)은 100조9568억원으로 전월(99조9128억원) 대비 1조440억원(1.04%) 증가했다. 저축은행 수신 잔액이 전월 대비 증가세를 기록한 것은 지난 3월 이후 5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들은 향후 대출영업 활성화와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이자비용 감소 등으로 이자수익도 점차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리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이자비용을 아낄 수 있었고, 선제적으로 쌓은 충당금이 PF 사업장 정리로 일부 환입되면서 대손상각비가 줄어 흑자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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