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10만인의 축제. 넥슨의 FC온라인이 전 세계 각 국의 축구 레전드들을 불러 모아 진행하는 '아이콘 매치' 진행은 한마디로 축구팬들의 꿈의 무대였다.
아이콘 매치는 공격수로만 이뤄진 'FC 스피어'와 수비수로만 이뤄진 '실드 유나이티드'가 각각의 콘셉트에 맞춰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하는 행사다. 지난 19일과 20일 양일 간 약 10만 명의 관중들이 상암에 집결하며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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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 걸려 있는 아이콘매치 현수막./사진=이승규 기자 |
양일 간 약 10만 명의 사람이 모인 만큼 상암은 '인산인해'를 이뤘다. 오랜 축구 팬들은 선수들의 전성기 시절 유니폼을 입고 추억을 되새겼다.
상암에는 게임사인 넥슨이 주최한 행사 답게 다양한 즐길거리가 준비돼있었다. 넥슨은 과녁 맞추기, 선수 강화하기 다채로운 콘텐츠를 준비했는데, 이번 행사를 공들여 준비했다는 것을 엿볼 수 있었다.
19일 아이콘매치 행사가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선수가 입장하자 약 4만 명의 관중들은 뜨거운 환호를 쏟아냈다. 첫 날 행사의 진행은 78만 명의 구독자를 가진 이스타TV의 이주헌과 박종윤이 맡았다. FC온라인 선수팩 오픈 콘셉트에 맞춰 한 선수 씩 입장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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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 진행된 1vs1 콘텐츠에서 FC스피어 안정환과 실드 유나이티드 이천수가 맞대결을 진행하고 있다./사진=넥슨 제공 |
첫 콘텐츠로 1vs1 대결이 진행됐다. 1vs1 대결의 룰은 양팀에서 한명 씩 나와 대결을 펼치는 콘텐츠다. FC스피어 선수는 실드 유나이티드의 수비수와 골키퍼(반데르사르·임민혁)가 막고 있는 골대에 골을 넣어야 한다.
△에덴 아자르vs히카르두 카르발류 △히카르두 카카vs욘 아르네 리세 △카를로스 테베스vs아디의 대결에서는 FC스피어 팀의 슈팅이 빗나가거나 키퍼에게 막히며 한 골도 넣지 못하며 실드 유나이티드의 승리가 확정됐다.
안정환vs이영표, 이천수vs김남일 대결도 진행되며 2002 월드컵 전설들 간의 맞대결도 열렸다. 이천수는 오른쪽으로 치고 나간 후 깔아 차는 슈팅을 통해 득점에 성공했다. FC스피어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두 번째 콘텐츠 '파워대결'이 이어졌다. 파워대결은 양 팀에서 한명 씩 나와 격파대를 향해 슈팅을 하는 콘텐츠로 더 많은 격파대를 파괴하면 승리하는 게임이다.
FC스피어의 디디에 드록바가 박주호를 상대로 한 첫 시도에서 7개를 격파하며 기선을 제압했다.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박주호의 맞대결에서도 FC스피어가 승리하며 승기를 잡는 듯 했다.
실드 유나이티드는 야야투레의 승리를 바탕으로 역전에 나섰다. 야야투레와 푸욜이 각각 포를란과 오언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며 승점은 동률이 됐고 게임은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연장전에서는 코트디부아르 국가대표 선후배 관계인 드록바와 야야투레가 맞붙었다. 드록바는 6개를 파괴하며 선전했지만 야야투레가 7개를 부수며 실드 유나이티드의 최종 승리로 끝이 났다.
세 번째 콘텐츠인 프리킥 대결에서는 △FC스피어 팀 대표 루이스 피구, 히바우두, 델피에로 △실드 유나이티드 대표 레오나르도 보누치, 셰도르프, 안드레아 피를로 등이 나섰다. 양팀 키퍼가 슈퍼 세이브를 연달아 보여준 가운데 델피에로가 유일하게 프리킥 득점에 성공하며 FC스피어가 승리를 가져갔다.
다음 날 진행된 본 경기에서는 실드 유나이티드가 단단한 수비와 역습을 바탕으로 4대1 승리를 가져갔다. 6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큰 환호성으로 선수들을 반겨줬다.
전반전 시작 직후 세이도르프가 패널티 에리어로 돌파한 후 야야투레에게 공을 건넸고 이를 밀어 넣으며 실드 유나이티드가 첫 득점에 성공했다.
곧 이어 셰도르프가 김병지 키퍼가 나와 있는 것을 확인한 후 중거리 슛을 시도했고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점수는 2대0이 됐다.
FC스피어의 쇄도가 이어졌지만 추가 득점은 발생하지 않았고 2대0으로 전반전이 종료됐다.
후반전 양팀은 교체카드를 통해 변화를 가져갔다. FC스피어는 포를란과 오언이, 실드 유나이티드는 박주호가 투입됐다.
FC스피어는 아자르와 셰우첸코, 포를란을 필두로 역전에 나섰다. 셰우첸코의 패스를 받은 드록바의 슈팅이 골대를 빗나가는 등 아슬아슬한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셰도로프의 활약은 멈추질 않았고 박주호와 마스체라노에게 어시스트 2개를 추가로 적립하며 점수는 4대0까지 벌어졌다.
선수들의 체력이 소진되고 경기가 소강상태로 빠질 때 쯤 박지성이 교체를 위해 몸을 풀기 시작했다. 6만 명이 넘는 관중들이 술렁거렸고 이내 열광했다. 박지성이 몸을 푸는 도중 셰우첸코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임민혁에게 걸려 넘어졌고 주심은 PK(페널티킥)을 선언했다. 박지성이 교체돼 들어오자 FC스피어 선수들은 그에게 PK를 양보했다. 박지성은 침착하게 가운데로 슛을 찼고 공이 네트를 가르며 점수는 4대1이 됐다. 상암에는 박지성의 PSV 아이트호벤 시절 응원가인 '위송파르크'가 울려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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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장 전경 사진. 경기가 종료됐음에도 많은 인파들이 선수들을 보기 위해 자리에 남아있다./사진=이승규 기자 |
이번 행사는 게임 유저들과 축구팬들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고 평가 받는다. 넥슨이 창사 이래 가장 많은 비용을 쓴 행사인 만큼 엄청난 규모를 자랑했다. 전 세계에서 전설로 인정 받는 앙리, 드록바, 셰우첸코, 퍼디난드, 비디치, 베르바토프, 칸나바로 등 전설적인 존재들이 상암에 집결했고 관객들도 큰 환호로 답변했다.
선수들은 친선전임에도 불구하고 강한 승부욕을 바탕으로 재미는 경기를 보여줬다. 올해로 48세인 셰도르프는 1골 3도움을 올리며 녹슬지 않은 실력을 증명했고 46세인 푸욜은 전력질주로 운동장 전체를 휩쓸며 건제함을 과시했다. 카카는 여전히 빠른 속도를 자랑했으며, 드록바와 야야투레, 펠라이니의 현역때와 마찬가지로 단단한 피지컬을 자랑했다.
또 2002년 멤버들의 헌신도 돋보였다. 이천수는 선수들이 지치는 시기에 재치 있는 모습을 보여주며 지루해질 틈을 주지 않았다.
박지성은 짧은 시간을 뛰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행사의 주인공으로 자리매김했다. 기존 무릎 부상 때문에 경기에 뛰지 못할 것이라는 예상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감행했으며, 관중들은 한국 축구 전설이 필드로 돌아온다는 사실에 환호로 답변했다. 또 박지성의 득점 직후 일제히 'PSV 아이트호벤' 시절의 응원가를 열창했다. 도쿄퍼플상가(박지성의 첫 프로 팀) 유니폼을 입은 한 팬이 박지성의 득점 직후 눈물을 흘리며 SNS에서 화재가 되기도 했다.
박지성과 피를로가 한 화면에 함께 잡히며 두 선수 간의 라이벌리도 다시금 주목 받았다. 두 선수는 09-10 시즌 챔피언스리그 16강(맨체스터 유나이티드vs AC밀란)에서 역사적인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경기에서 박지성은 피를로 맨마킹에 성공하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8강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두 선수는 코너킥 상황에서 서로를 포옹해주며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19일 오프닝 공연, 20일 하프타임 공연은 게임 유저들의 향수를 자극했다. FC온라인의 전신인 피파온라인2 OST '너를 원해', 'Radio' 등을 부른 '트랜스픽션'과 피파온라인3의 주제곡 ‘Time Bomb’을 부른 ‘All time low’가 공연에 나서며 FC온라인 시리즈 올드 유저들의 추억을 되살려줬다.
직관을 온 관중들의 반응도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인천에서 온 FC온라인 유저이자 첼시FC의 팬인 강 모 씨(23세)는 "어렸을 때부터 좋아했던 드록바나 아자르 같은 직접 볼 수 있어서 너무 행복했고 넥슨이 이런 기획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이 정말 신기했다"라며 "전설적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 만큼 역사적인 친선경기로 남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반응했다.
강 모 씨와 함께 온 친구 임 씨(23세)도 "매일 축구를 챙겨보는 팬 입장에서 레전드들이 필드에서 다시 뛰는 것을 볼 수 있는 게 영광이었고 새로운 경험이었다"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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