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민간독립기구인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08년 설립된 이후 처음으로 단독 국회 국정감사를 받고 있다. 방심위는 늘 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와 함께 진행됐지만, 지난 7일 방통위 국감 때 류희림 위원장이 불참한 탓에 야당을 중심으로 일정이 변경됐고, 2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의해 단독으로 국정감사를 받게 된 것이다.

이날 오전부터 진행된 국감에서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은 류 위원장에 대한 공세를 적극 개진했고, 류 위원장은 자신에 대한 야당의 공세에 적극 맞서면서 이미 심상치 않은 시작을 보이고 있다.

야당 의원들은 이른바 '셀프 민원 사주 의혹'에 대해 류 위원장에게 집중 포화를 퍼부었다.

이훈기 의원은 "류희림 체제 방심위의 표적 심의 관련 소송 30건 중 30건 모두 집행정지가 인용됐다. MBC도 19건 가운데 19건 모두 집행정지가 인용됐다. 이게 윤 대통령의 머슴으로 류희림 증인이 '입틀막 심의'한 결과"이라고 몰아붙였다.

조인철 의원은 "'류 위원장의 친지, 아들, 부인이 민원을 제기했다는 보도를 인정하냐"고도 물었다. 

이 의원의 질의에 대해 류 위원장은 "제가 '국회의원은 국민의 머슴'이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윤 대통령의 머슴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지나친 표현"이라며 반박했고, 조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그 부분에 대해 구체적으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니까 수사 결과를 보고 말하겠다"고 했다. 

또 민주당 한민수 의원이 제기한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영상 긴급안건 상정 처리 지시' 의혹도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의소리가 지난 해 11월 해당 영상을 보도하려고 한 것에 대해 류 위원장이 방심위 한 간부에게 긴급안건 상정 처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다.

이날 국감에서 한 의원이 "경호법으로 긴급심의 안건 올리라고 지시한 것이 맞느냐"면서 "중대하게 신속하게 진행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었나"고 물었다. 

이에 대해 류 위원장은 "공인의 명예훼손 사안을 확인도 하지 않고 올리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일부 직원 의견이 있어 경호법 위반 등을 적용해 안건으로 올려보라고 한 것"이라 말했다. 그러면서 "사회적으로 관심이 집중되는 사안은 신속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야당은 류 위원장이 지난 7월 여당 심의위원만 참석한 채 재선임된 것을 문제 삼기도 했다.

민주당 정동영 의원은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대해 5인이 위원이면 3명은 모여 결정하는 게 적법하지, 2명이 중요한 의제를 결정하는 건 위법이라고 명확히 판시했다"며 "그 판단 취지에 따르면 9명이 정원인 방심위도 최소한 5명은 모여서 위원장을 뽑아야 한다. 3명이 모여서 '위원장'이라고 하는 건 '자칭 위원장'이고, 법원의 시각에서 보면 이 또한 위법"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