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김시철 판사 탄핵 탄원서 제출
“범죄수익을 개인자산으로 인정한 것은 법치 근간 흔드는 사안”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군사정권범죄수익 국고환수추진위원회는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김시철 서울고등법원 가사2부 부장판사를 탄핵해 달라”고 탄원서를 냈다. 

   
▲ 군사정권범죄수익 국고환수추진위원회는 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에 대한 고발장을 제출하고 있다./사진=군사정권범죄수익 국고환수추진위원회 제공


김시철 판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1조3808억 원 규모의 재산분할을 판결한 부장판사다. 

노 관장은 당시 재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인 김옥숙 여사의 메모를 증거로 제출했다. 이 메모에는 ‘선경(현 SK) 300억, 최 서방 32억’ 등 총 900억 원에 달하는 불법 비자금에 대한 내용이 있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 증거를 인정하면서 비자금이 SK에 흘러 들어가 회사가 커졌다며 노 관장이 SK의 성장에 기여했다고 봤다. 특히 불법 비자금을 개인자산으로 인정했다는 점에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에 한수위는 “대한민국 사법부가 범죄자 처벌에 앞장서지 않고 오히려 이들의 범죄수익을 개인재산으로 인정한 것은 천인공노할 사건일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법치 근간을 뒤흔드는 중대한 사안”이라고 규정하고 김시철 판사에 대한 탄핵을 촉구했다. 

탄핵 탄원서 제출 배경에 대해서는 “권력기관과 권력자들의 폭주를 막기 위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설치됐지만 정작 법치국가의 근간을 심각하게 뒤흔드는 김시철 판사의 이같은 반역사적 재판행위는 마땅히 처벌할 공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에 환수위는 고심 끝에 탄핵만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환수위는 탄원서를 통해 “불법으로 조성된 비자금인줄 알면서도 그 돈에 대해 노소영의 재산권을 인정한 그야말로 어처구니없는 판단이라 할 수 있다”며 “이와 관련해 불법으로 마련된 돈 즉, ‘불법원인급여(不法原因給與)’는 개인재산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이 분명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김시철 판사가 노태우 비자금을 노소영 재산이라고 인정한 것은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와 국민 눈높이를 무시한 불법적 판결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김시철 판사는 노소영이 이혼소송에서 제시한 300억 원을 포함한 비자금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범죄수익은닉 증거임을 알면서도 이 범죄수익을 개인재산으로 인정했다”면서 “이는 노소영이 이혼소송을 통해 아버지 노태우의 비자금을 되찾도록 도운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재판이 이대로 굳어질 경우 노소영은 아버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비자금을 종잣돈으로 삼아 1조 원이 넘는 비자금 재테크를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환수위는 “대한민국에 이것이 가능한 법이 존재한다면 ‘이게 나라냐’라고 되물을 수밖에 없다”며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노태우 비자금 사건은 아직도 진행 중인데 이런 비자금 실체가 드러나자 이를 노태우의 딸 노소영에게 주도록 한 김시철 판사가 과연 사법정의를 실현할 판사 자질이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한편, 노 관장은 이혼소송으로 인해 드러난 불법 비자금에 대해 아무런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국민들은 그동안 은닉해온 불법 비자금이 버젓이 남아있고, 이를 통해 막대한 부를 쌓아왔다는 점에서 분노를 감추지 못하며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법사위도 지난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노 관장을 증인으로 채잭하면서 ‘노태우 비자금’에 대한 실체를 밝히려 했지만 불출석 사유서를 내지 않고 끝내 국감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이에 법사위는 재차 노 관장에게 재출석을 요구했지만 불출석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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