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남부 쿠펜하임에 개소…유럽 최초 기계식-습식 통합공정
모듈 분쇄부터 가공까지…배터리 재활용 전 과정 포함한 공장
[쿠펜하임=김연지 기자]메르세데스-벤츠가 독일 남부 쿠펜하임에 유럽 최초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을 구축했다. 벤츠는 기계식-습식야금 통합 공정을 갖춘 '벤츠 배터리 재활용 공장' 개소를 통해 자체 시설로 배터리 재활용 전체 과정을 완성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 제조사가 됐다.

벤츠는 21일(현지시간)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소도시 쿠펜하임에서 벤츠 배터리 재활용 공장 개소식을 개최했다. 벤츠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3개의 독일 현지 대학들과 진행하는 과학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독일 연방 경제 및 기후 보호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는다. 공장은 개관식 다음날인 22일부터 정식 가동할 예정이다.

롭 할로웨이 벤츠 승용·밴 부문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총괄은 이날 개소식에서 "벤츠는 전 세계에서 배터리 모듈을 분쇄하는 단계부터 활성 배터리 물질을 건조하고 가공하는 모든 단계를 포함한 공장을 건설한 최초의 자동차 생산업체"라고 설명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배터리 재활용 공장 1층에 위치한 철, 구리, 알루미늄 등 금속 회수 포대./사진=김연지 기자


벤츠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진정한 순환 경제를 창출하고 귀중한 원자재 소비를 대폭 줄이려는 벤츠의 혁신적인 노력의 결과물이다. 벤츠는 '기계식-습식야금' 통합 공정을 갖춘 배터리 재활용 공장 회수율이 96% 이상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습식 야금법은 광석 안에 있는 금속분을 산이나 알칼리에 용해시킨 뒤 그 용액을 화학 처리해 원하는 금속을 분리하는 제련법이다. 리튬, 니켈, 코발트 등 희소한 원자재들이 새로운 벤츠 전기차용 배터리로 재사용될 수 있는 방식으로 회수된다. 

벤츠의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유럽 최초로 배터리 모듈을 분쇄하는 단계부터 활성 배터리 물질을 건조하고 가공하는 모든 단계를 포함한다. 기계적 공정은 복잡한 여러 단계의 과정을 통해 플라스틱, 구리, 알루미늄, 철 등을 분리하고 선별한다. 이후 습식야금 과정은 이른바 '블랙매스'라고 불리는 활성 물질을 처리하는 데 집중한다. 

'블랙 매스'는 배터리 셀 전극을 구성하는 물질으로 코발트, 니켈, 리튬 등의 귀중한 금속들은 다단계 화학 공정을 통해 개별적으로 추출된다. 재활용 물질들은 배터리에 사용될 수 있는 품질을 갖추고 있어, 새로운 배터리 셀 생산에 적합하다. 

   
▲ 메르세데스-벤츠 배터리 재활용 공장 2층에 위치한 (왼쪽)황산망간, 황산코발트 저장 탱크./사진=김연지 기자


유럽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건식야금 공정과 달리 습식야금 공정은 최대 섭씨 80도의 낮은 공정 온도로 에너지를 적게 소모한다. 재활용 공장은 100% 친환경 전기를 사용하는 순탄소 중립 방식으로 운영된다. 6800m²(2057평) 크기의 건물 옥상에는 최대 출력 350kW 이상의 태양광 발전 시스템이 설치돼 있다.

벤츠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연간 2500톤의 처리 용량을 갖추고 있으며, 회수된 물질은 벤츠의 새로운 전기차 모델을 위한 5만 개 이상의 배터리 모듈 생산에 사용된다. 벤츠는 재활용 과정에서 습득한 노하우와 지식이 생산량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 그룹 AG 이사회 회장은 "벤츠는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매력적인 차를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자동차 공학의 선두주자로서 유럽 최초의 기계식-습식야금 통합 배터리 재활용 공장은 원자재 지속가능성을 강화하는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