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금리 덕에 3분기 은행 실적 선방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역행해 오르는 반면 수신금리는 즉각 반영되는 모습이다. 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 압박에 은행들이 높은 수준의 대출금리를 유지하면서 3분기 실적도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이자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최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은행의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에 역행해 오르는 반면 수신금리는 즉각 반영되는 모습이다. /사진= 각 사 제공.


22일 은행연합회 공시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연 3.35~3.45% 수준이다. 신한은행의 ‘신한My플러스 정기예금’이 연 3.45%로 금리가 가장 높았다. 우리은행의 ‘WON플러스예금’의 경우 연 3.37%, 하나은행 ‘하나의정기예금’, 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 등이 각각 연 3.35% 수준의 금리를 보였다.

주요 은행들은 주요국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따른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최근 2~3개월 전부터 수신금리를 0.2~0.45%포인트(p) 수준으로 인하했다. 한은이 지난 11일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을 종료하고 본격적인 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향후 은행의 수신금리는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는 오히려 역행했다. 이들 은행의 지난 18일 기준 주담대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150∼5.720% 수준이다.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지난 11일 당시(연 3.990∼5.780%)와 비교해 일주일 사이 하단이 0.160%p 높아졌다. 

같은 기간 혼합형 금리 주요 지표인 은행채 5년물 금리가 3.304%에서 3.292%로 0.012%p 떨어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주담대 금리는 시장금리와 반대로 움직인 셈이다.

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에 은행의 대출금리는 당분간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권은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20차례 이상에 걸쳐 대출금리를 끌어올린 데 이어 이달에도 대출금리를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일 주택 관련 대출금리를 최대 0.20%p 인상했다. 국민·신한은행도 지난 4일 관련 대출금리를 각각 최대 0.25%p, 0.20%p 올린 바 있다.

대출금리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된 덕에 주요 은행들의 3분기 실적도 대체로 양호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24일 KB금융을 시작으로 25일 신한금융과 우리금융, 29일 하나금융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한다. 증권가에서 추정하는 4대 금융의 3분기 당기순이익 전망치는 약 4조8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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