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대로 쓰라' 언급, '문서위조 교사' 적용한 것과 뭐가 다른가"
학계 "교사의 고의, 엄격한 증명 대상…주관적 요건조차 구비 못 해"
[미디어펜=진현우 기자]더불어민주당 내 친이재명(친명)계 최대 의원 모임이 22일 토론회를 열어 검찰이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게 '위증교사' 혐의로 징역 3년을 구형한 것을 두고 "몰상식한 주장이고 무도한 정권의 폭압"이라고 지적했다.

친명계 의원 40명이 가입된 모임인 '더여민 포럼'은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2차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연속토론회'를 열고 '위증교사죄의 성립 요건에 관한 검토'를 주제로 학계와 법조계 관계자들과 함께 토론을 가졌다.

앞서 검찰은 지난 2002년 이른바 '검사 사칭 사건' 당시 이 대표가 옛 성남시청 수행비서였던 김진성 씨에게 허위 증언을 하도록 강요했다며  지난달 30일 '위증교사' 혐의로 이 대표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다.

   
▲ 10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 여민 포럼 주최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연속 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에 응하고 있다. 2024.10.22,/사진=미디어펜 진현우 기자

이에 대해 이 대표 측과 민주당은 검찰이 이 대표와 김 씨 간 30분 분량의 녹취록을 검찰이 선택적으로 편집해 재판에 활용했다며 무죄를 주장하고 있다. 

포럼 대표인 안규백 의원은 개회사에서 '전체적인 뜻과는 상관없이 인용된 부분을 이용해 자기의 주장이나 생각을 합리화한다는 뜻의 고사성어 '단장취의'(斷章取義)를 언급하며 "(이 대표의) '있는 그대로 진술하라'는 말이 위증교사라는 주장은 계산한 만큼 가져라는 말이 '절도교사', 사실대로 쓰라는 말이 '문서위조 교사'라는 말만큼 황당하고 몰상식한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도한 정권의 폭압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은 오직 국민의 일치된 단결·감시·견제의 눈초리"라며 "대선에 패배했다고 죄가 되는 것이 이제는 있어서는 안된다"고 부연했다.

포럼 부대표이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전현희 의원도 "검찰은 위증교사 사건의 유력한 증거인 이 대표와 김 씨 간 30분 분량의 녹취록 내용을 7~8분 정도로 축약·편집해 마지막 결심 공판에서 PPT를 통해서 제시했다"며 "내용만 보면 위증교사를 한 것처럼 교묘히 짜집기한 것이고 (우리는) 일종의 증거조작이라고 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 10월 2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더 여민 포럼 주최 '사법정의 실현을 위한 연속 토론회'에 참석한 학계 및 법조계 관계자들이 토론에 응하고 있다. 2024.10.22,/사진=미디어펜 진현우 기자

토론에 참석한 이진국 아주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발제를 통해 "교사의 고의는 주관적 구성요건으로써 엄격한 증명의 대상이고 따라서 검사가 입증을 해야 된다"며 "검사는 '김 씨가 고소 취소 협의 존재를 모르면서 아는 것처럼 위증 허위 증언했다고 이 대표가 알았다는 것을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고하게 입증을 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관점에 비추어 보면 결론적으로 위증교사죄의 주관적 요건도 구비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단순히 부탁만 가지고 위증교사죄를 적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김재윤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역시 "이 대표의 김 씨에 대한 진술 부탁은 처음부터 교사행위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며 "우리나라 법원은 교사범을 인정한 판례가 그렇지 많지 않고 교사범(개념)을 굉장히 엄격하게 해석·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기존 판례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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