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명회사 ‘네오트라이톤’ 설립해 부동산 투자에 비자금 활용 의심
김승원 의원 “철저한 수사 통해 비자금과 관련된 문제 바로잡아야”
[미디어펜=박준모 기자]노태우 전 대통령 일가가 비자금 은닉을 위해 부동산 차명회사까지 활용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사진=연합뉴스 제공


24일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경기 수원시갑)는 25일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를 앞두고 “노태우 일가가 비자금 은닉을 위해 부동산 투자 차명회사까지 활용하고 있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 법무부 국정감사에서 김 의원은 6공 비자금과 관련해 “(전체 비자금 추정 규모 대비)일부만 환수되고 1400억 원이 붕 뜬 상태였는데 최근 소송에서 밝혀진 904억 메모, 152억 기부금 등 비자금 은닉 정황이 세상에 드러나게 됐다”며 “불법 수익을 끝까지 추적해 환수할 방안을 마련해 종합감사까지 보고할 것”을 법무부 장관에게 주문했다.

김승원 의원실은 노씨 일가 관련 자금흐름을 국세청 홈택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등 여러 채널을 통해 살펴보던 과정에서 노재헌 씨의 최측근 명의로 설립된 부동산 임대·매매업을 영위하는 ㈜네오트라이톤이라는 회사를 파악하게 됐으며, 노재헌 씨는 이 회사의 최대주주(60%)인 것으로 확인했다. 

특히 최초 설립 이사부터 전·현직 임원 등에 노재헌 씨의 측근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언론을 통해 노재헌과 홍콩에서 페이퍼컴퍼니 설립 의혹을 받는 김정환 씨, 노재헌 씨의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의 과거 이사장인 채현종 씨도 포함돼 있다. 

‘주식회사 등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개정 전 마지막으로 공시된 이 회사의 2017년 감사보고서를 보면 최대주주 노재헌 씨를 포함한 총 2~3인의 주주단이 수십억 원에 달하는 금액을 무이자·무담보 형식으로 회사에 대여해 주고, 자본금(현재 1660만 원 수준)이 크지 않은 이 회사는 주주와 은행의 차입금으로 토지 구매, 건물 건설, 분양 및 임대를 통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등기부 등본 및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오트라이톤은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용산구 소재 주택을 104억2000만 원에 매도했고, 2017년 청담 소재 건물/토지는 57억 원에 매도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의원은 “노태우 일가는 비자금 일부만 추징당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마저도 납부 여력이 없다며 사돈과 친척을 통해 추징금을 대납시켰다고 하는데, 이후 어머니는 아들 공익법인에 147억 원을 출연했다”며 “일가의 자금 출처와 흐름이 비정상적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회사는 주주단의 대여금으로 부동산 수익을 발생시키고 이를 통한 이득은 최대주주인 노재헌 씨 중심으로 돌아가게 될 것으로 추정된다”며 “결국 측근의 차명을 이용해 비자금을 다시 은닉하고 이를 통해 부동산 수익을 창출하는 것으로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노재헌 씨는 지난 16일 기획재정위원회 국세청 국정감사에서 공익법인 ‘동아시아문화센터’를 통해 비자금을 세탁하고 부동산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은 바 있다. 과거 언론을 통해서도 해외 브레이브오션(뉴욕), 브레이브스카이(홍콩) 등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해 유사한 패턴의 부동산 투자로 상당한 재산을 축적했다는 의혹이 있다. 

김 의원은 “불법 비자금을 통해 자산을 증식하며 혜택을 누리는 이러한 상황은 결국 부실수사에서 비롯된 결과라 할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수사당국이 명확하고 철저한 수사를 통해 비자금과 관련된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올해 법사위와 기재위 국정감사에서는 노태우·김옥숙·노소영·노재헌 등 노태우 일가의 비자금 은닉 정황이 여러 차례 밝혀지며 수사당국의 부실수사 문제가 지속해서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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