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에 맞춰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다. 이에 연 4%대 정기예금 상품은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압박 등으로 대출금리는 내리지 못하면서 차주들의 대출이자 부담은 계속될 전망이다.

25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3.64%로 나타났다. 이는 전월과 비교해 0.05%포인트(p) 떨어진 수치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맞춰 저축은행들이 수신금리를 낮추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지난해 10월 4.19%였던 12개월 만기 저축은행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올해 초 3.96%, 1분기 말 3.71%, 2분기 말 3.66%까지 내려앉으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12개월 만기 저축은행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3.9%에 그쳤다. 동원제일저축은행이 최고 3.9%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예금을 판매 중이다.

저축은행은 2022년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유치한 고금리 상품으로 이자비용이 급증하고 수익성이 악화하자 지난해 말부터 예금금리를 낮춰왔다.

이에 수신잔액이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다시 예금금리를 올리는 모습을 보였다. 앞서 저축은행은 7월 말 기준 수신잔액이 99조9128억원으로 2년 8개월 만에 100조원 아래로 떨어지면서 예금금리를 인상해왔다.

지난달부터는 연 4%대 예금이 다시 등장했으며 이달 초에는 12개 저축은행에서 4%대 상품을 제공했다.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연 4.3%까지 올랐다.

그러나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리자 저축은행권에서도 수신금리 인하가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웰컴저축은행은 지난 21일부터 정기예금(12개월) 금리를 연 3.75%에서 3.7%로 내렸다. 다올저축은행도 같은 날 정기예금 금리를 0.05%포인트 내렸다.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도 이달 정기예금 금리를 만기에 따라 0.03~0.08%포인트 인하했다. SBI저축은행도 정기예금 금리를 0.1%포인트 내렸다.

다만 대출금리 인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은행권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로 대출수요가 2금융권으로 쏠리는 풍선효과가 나타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영업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는 지난 23일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2금융권 등에 가계부채 감축 기조를 거스르는 공격적 영업 행태 자제를 주문했다. 

권 사무처장은 이날 “일선 창구에서 주택담보대출 중심의 과당경쟁이나 상환능력을 초과하는 과잉대출 등이 발생하지 않도록 철저히 관리해주기를 바란다”며 “각 업권별 가계부채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으며, 풍선효과가 커지는 것에 대비해 다양한 관리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또 저축은행을 찾는 차주들은 신용도가 낮아 시중은행에서 대출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저축은행업계 특성상 중저신용자가 대부분을 차지해 리스크가 높은 만큼 대출금리가 높게 적용된다. 예금금리가 1~2%일 때도 평균 대출금리는 10%대 초반부터 법정 최고금리인 20%에서 형성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예대마진 확대를 위해서라기보다는 건전성 관리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며 “저축은행을 찾는 고객의 경우 법정최고금리인 20%를 적용해도 대출을 내주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