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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업부 이승규 기자. |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최근 게임 유저들과 정부의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유저들은 게임법 개정 관련 헌법 소원에 20만 명 이상의 참고인이 몰리며, 분노를 표하고 있다. 확률형아이템 사건 등으로 부정적인 낙인이 박힌 국내 게임사들은 여전히 불신의 대상으로 남아있다.
이승훈 안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현 게임 산업의 현황과 관련 "개발사는 억울하고 유저들은 불신하고 정부는 규제를 한다"라고 지적했다. 전 세계에서 게임 산업이 지속 성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기업·유저의 갈등이 커지며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
게임은 대표적인 B2C(기업·소비자간 거래)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유저들의 영향력이 커진 시점은 얼마 되지 않았다. 유저들의 영향력 상승은 커뮤니티의 성장과 궤를 함께한다. 김정태 동양대학교 게임학부 교수는 커뮤니티의 성장과 관련 "스마트폰 보급 이후 SNS와 함께 커뮤니티가 성장하며 유저들의 영향력이 성장하고 있다"라며 "커뮤니티 내부에서 유쾌한 글이 많이 올라오며, 커뮤니티를 이용하는 것 자체가 하나의 게임이 됐다"라고 분석했다.
유저들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그 동안 묵혀있던 문제들이 공론화 됐다. 불합리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 유저들은 커뮤니티 중심으로 뭉친 후 게임사·정부에 항의했다.
게임 업계도 이에 맞춰 유저들과 소통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유저들의 불만이 극에 달하며 마차시위 사태가 터졌을 때 게임사들은 발 빠른 대처와 사과를 통해 사건을 수습했다.
또 좋은 서비스를 제공해 이미지 쇄신에도 나서고 있다. 최근 넥슨 FC온라인이 진행했던 '아이콘 매치'가 대표적인 예시다. 넥슨은 세계적인 축구 선수들을 초청해 다양한 콘텐츠를 유저들에게 선보이며 호평 받았다. 이승훈 교수도 이와 관련 "게임사가 돈을 벌고 유저들에게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가 장기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튜버 G식백과가 쏘아올린 헌법 소원 사태도 유저 영향력 확대의 긍정적인 예시 중 하나다. 청구인으로 20만 명 이상이 모이며 이슈화에 성공했고, 유튜브 G식백과 운영자 김성회는 국정감사에서 "게임위는 초헌법적 기관이며 개인 취향에 따라 규제가 좌지우지 된다"라는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이번 문체부 국감에서 축구협회에 시선이 몰리며 큰 파장을 일으키지는 못했지만 유저들의 영향력을 확인하기에는 충분했다.
문제는 커뮤니티가 성장하며, 무분별한 비난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임을 플레이를 안해 본 유저들이 출시 직후 게임이 망했다고 비난하거나, 근거 없는 선동을 통해 커뮤니티를 흔들고 있다. 그 동안 유저들을 등한시 했던 게임사들의 책임도 있겠지만 근거 없는 비난은 게임 사업의 발전을 저해할 뿐이다.
게임 산업에 정통한 한 업계 관계자도 "유저들이 똑똑하고 합리적으로 됐음에도 커뮤니티에 많은 사람이 몰리며 무분별한 비난이 늘어나는 등 양면성이 생기게 됐다"라고 지적했다.
현 시점에서 정부·기업·유저가 적극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장이 마련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게임위는 최근 '게임이용자 소통 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는데 이런 활동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이승훈 교수는 게임사와 유저 간의 소통에 있어서 "게임사에 대한 무조건적인 불신은 게임 산업이 성장하는데 있어 부정적일 것"이라며 "서로 불신을 최소화하고 이해를 통해 상호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게임위가 집행 기관인 만큼 유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에 나서야 한다"고 발언했다.
코로나 이후 침체됐던 게임 산업은 최근 다시 살아나는 낌새를 보이고 있다. 내년 대작 출시가 다수 예고되며, 부진했던 게임사들은 기지개를 펼 준비를 하고 있다. 게임 산업이 B2C 사업인 만큼 상호 간의 소통은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기업이 적극적인 소통으로 유저들을 사로잡고, 정부가 규제를 최소화 한다면, 게임 산업 발전 속도는 더욱 가속화 될 것이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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