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을 둘러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과 MBK파트너스(이하 MBK)·영풍 연합의 분쟁이 과열 양상으로 전개되며 주가 역시 널뛰기를 하고 있다. 

28일 고려아연은 지난 23일까지 진행한 공개매수를 통해 자사주 9.85%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최윤범 회장의 우군인 베인캐피털은 지분 1.41%를 확보했다.

고려아연과 베인캐피탈은 최대 총 20%의 지분을 공개매수하려 했지만, 결과는 목표에 미치지 못한 11.26% 확보에 그쳤다. 

그럼에도 최 회장측의 공개매수 종료에 따라 고려아연의 우호 지분은 기존 33.99%에서 35.4%로 높아지게 됐다. 

앞서 지난 14일 공개매수를 먼저 마무리한 MBK·영풍 연합이 확보한 지분율은 38.47%다. 

양측 모두 공개매수를 통해 상대를 압도하는 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이젠 장내 매수를 통해 조금이라도 더 많은 의결권 지분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공개매수를 한 자사주는 의결권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양측이 공개매수를 종료하면서 유통물량은 크게 줄어든 상태다. 양측이 이미 70% 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까닭이다. 사실상 ‘품절주’(유통 물량이 현저히 적은 주식 종목)가 됐다. 현재 시장에 남은 잔여 유통물량은 총 발행주식의 5~6%대인 것으로 추정된다.

문제는 이 같은 품절주는 주가 급등락이 심하다는 데 있다. 상대적으로 적은 거래량에도 주가가 오르락내리락할 수 있다. 시장에 남은 소수의 지분을 누가 더 빠른 시간에 많이 확보하는지가 양측의 주주총회 표 대결 승부처가 될 전망이다. 

실제 고려아연 주가는 지난 23일 최 회장측 공개매수 종료 후 2거래일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지난 24일 상한가로 장을 마친데 이어 25일에도 전 거래일 대비 10.11% 상승한 125만3000원을 기록했다. 28일에는 오후 12시 25분 기준 전 거래일보다 5.99% 오른 132만8000원에 거래 중이다. 

유통주식 물량이 줄어든데다 최 회장측과 MBK·영풍 연합이 본격적 장내매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심화되며 주가가 테마주 성격으로 변질되고 있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양측 모두 장내 매수에 어려움을 겪으며 장기전으로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면서 “주가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단순 시세 차익을 위해 개인 투자자들이 뛰어드는 건 리스크가 크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