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가 2024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KIA는 28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7-5로 이겨 4승1패로 시리즈를 끝내고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정규시즌 1위에 이어 통합 우승을 달성한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은 2017년 이후 7년 만이자 통산 12번째다.

   
▲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확정되자 이범호 감독이 에이스 양현종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KIA의 이런 업적을 초보 사령탑 이범호 감독이 이끌어냈다. 올 시즌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KIA 지휘봉을 잡은 이범호 감독이기에 팀을 조련하고 선수들을 다독이며 큰 고비 없이 통합우승을 일궈낸 리더십이 놀랍기만 하다.

초보 감독이 팀을 맡은 첫 시즌 통합우승을 이룬 것은 2005년 삼성 선동열 감독, 2011년 삼성 류중일 감독에 이어 이범호 감독이 역대 3번째다.

이범호 감독은 '준비가 안된 상태'에서 사령탑 자리에 올랐다. 1군 타격코치로 스프링캠프에서 선수들을 지도하던 도중 김종국 전 감독이 불미스러운 일로 경질되면서 이범호 감독이 전격적으로 감독으로 승격됐다. 스프링캠프로 떠날 때 코치였던 이 감독은 돌아올 때는 감독 신분이 되어 있었다. 1981년생인 이 감독은 '80년대생 첫 KBO리그 감독' 타이틀을 얻었다.

   
▲ KIA의 한국시리즈 V12 달성을 이끈 이범호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하고 허구연 KBO 총재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KIA는 시즌 전부터 우승 후보로 꼽히기는 했지만 시즌 개막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감독 교체를 해 우려 속에 페넌트레이스에 돌입했다. 하지만 이 감독은 '준비된' 사령탑이었다.

어수선할 수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빠르게 수습해 시즌 초반부터 KIA를 선두로 올려놓았다. 선수들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면서도 선수들 개개인의 특성을 파악해 장점을 살려 마음껏 기량 발휘를 하도록 유도했다. 38홈런-40도루로 최고 히트작이 된 김도영을 비롯해 젊은 호랑이들이 대거 주축으로 성장한 것도, 양현종과 최형우 등 투타의 베테랑들이 후배들과 어우러지며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하는 팀 문화를 정착시킨 것도 이범호 감독의 리더십 덕분이었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 생활의 후반부를 KIA에서 보냈다. 2000년 한화 이글스에서 프로 데뷔해 2009년까지 활약하다 2010년 한 시즌 일본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었다. 2011년 한국으로 복귀할 때 KIA가 적극적으로 영입에 나서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혔다. 

KIA에서 2019년까지 현역으로 뛴 이범호 감독은 2017년 KIA의 'V11' 달성 때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만루홈런을 날리며 우승에 공을 세운 바 있다. 

   
▲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후 이범호 감독이 팬들의 환호에 팔을 번쩍 치켜들며 인사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은퇴 후 KIA에서 스카우트, 2군(퓨처스) 감독, 1군 타격코치를 거쳐 감독 자리까지 오른 이범호 감독은 초보 사령탑으로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렸다. 한 팀에서 선수로, 감독으로 모두 우승을 경험한 것은 김태형 전 두산 베어스 감독(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 김원형 전 SSG 랜더스 감독에 이어 이범호 감독이 세 번째다.

이범호 감독은 선수 시절 최다 만루홈런(정규시즌 17개) 기록을 세우며 '꽃범호'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감독 첫 시즌부터 통합우승 업적을 이룬 이범호 감독은 이제 '꽃길을 걷는 감독'으로 명장으로 향하는 큰 발걸음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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