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KIA 타이거즈의 2024 한국시리즈(KS) 우승을 확정지은 마무리투수 정해영(23)이 아버지 정회열(56) 동원대 감독의 한국시리즈 우승 추억을 소환했다.

KIA가 삼성 라이온즈를 4승1패로 누르고 올 시즌 통합 우승 및 12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달성한 다음날인 29일, KIA 마무리투수 정해영이 개인 인스타그램에 사진 한 장을 올렸다.

   
▲ 정해영이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뒤 해태의 한국시리즈 우승 마무리포수로 뛰었던 아버지 정회열과 함께 한 합성 사진을 올려 눈길을 끌었다. /사진=정해영 인스타그램


정해영이 경기를 마무리짓고 두 손을 번쩍 치며들며 배터리를 이룬 포수와 함께 환호하는 사진이다. 그런데 포수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정해영과 호흡을 맞췄던 김태군이 아니었다. 포수의 등에 적힌 이름은 '정회열'이었다.

이 사진은 합성 사진이다. 2004년 KIA 타이거즈의 우승을 마무리한 투수 정해영과 1993년 해태(현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마무리한 포수 정회열의 사진을 합성한 것이었다. 정해영은 이 사진을 게시하면서 "아빠 우승이에요!"라고 짧지만 감동적인 멘트를 붙여놓았다.

정회열 감독과 정해영은 부자(父子) 야구 선수로 유명하다. 2세 야구선수가 여럿 있지만 정해영은 아버지가 몸담았던 팀에 입단해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어 더욱 화제가 됐었다. 그런데 이번에 KIA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함으로써 부자가 같은 팀에서 각각 포수-투수로 한국시리즈 대물림 우승을 하는 진기록을 만들었다. KBO리그 사상 처음 나온 기록이다.

정해영은 28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삼성과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KIA의 마무리투수로 등판,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깔끔하게 틀어막고 이른바 '우승 헹가레 투수(우승 확정 당시 마운드를 지킨 투수)'가 됐다.

   
▲ 정해영이 삼성과 한국시리즈 5차전 마무리투수로 나서 KIA의 승리 및 한국시리즈 우승을 확정지은 뒤 포수 김태군과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KIA 타이거즈 SNS


정해영의 이 우승 장면은 아버지 정회열 감독의 한국시리즈 우승 장면을 소환했디. 1990년부터 1999년까지 해태에서 포수로 뛴 정회열 감독은 두 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순간 포수로 활약했다. 1993년과 1996년 해태의 V6와 V7 달성 당시 최종전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을 때 마스크를 쓰고 안방을 지킨 포수가 바로 정회열 감독이었다. 1993년에는 선동열, 1996년에는 이대진이 한국시리즈 최종전 마무리투수로 정회열 포수와 배터리 호흡을 맞췄다. 

28일 구장을 찾아 아들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정 장면을 직접 지켜본 정회열 감독은 방송 인터뷰를 통해 기쁜 마음을 표현하면서 "나는 조연으로 우승했지만 해영이는 주연급으로 우승에 기여해 뿌듯하다"고 얘기했다. 현역 시절 정회열 감독이 주로 백업 포수로 활동했던 반면 아들 정회열은 주전 마무리투수로 활약하며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이룬 것에 대해 더욱 뿌듯함을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이 얘기를 들은 정해영은 "아버지는 내게 영원한 주연"이라고 말해 더욱 감동을 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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