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유태경 기자]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국회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배출량 대비 감축률은 2020년보다 절반 이상 줄어 국회의 온실가스 감축 노력이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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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온실가스 총배출량과 감축률 등./사진=녹색연합 |
녹색연합은 30일 신장식 조국혁신당 국회의원을 통해 입수한 국회사무처 탄소 배출 현황과 전력 사용량, 차량 등록 현황 등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국회의 온실가스 총 배출량은 2021년 2만989톤에서 2023년 2만2233톤으로 지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국회 온실가스 배출량(건물)의 기준 배출량 대비 감축률은 2020년 14.6%, 2021년 14.3%, 2022년 12.6%, 2023년 7.2%로 지속 하락하며 절반 이상 떨어졌다.
최근 5년간(2020년 1월~2024년 8월) 국회 월별 전력 사용량은 꾸준히 증가했다. 특히 5~10월 6개월간 전력 사용량이 가파르게 올랐으며, 전기요금도 2020년 57억1500만 원에서 지난해 80억3300만 원으로 40.6%(23억1800만 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국회의 전력 사용량 중 태양광이나 지열 등 재생가능한 에너지 비율은 평균 3.5%밖에 되지 않았다.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용 최대 비율은 2022년 1월 15.5%였으며, 최소 비율은 2022년 10월, 2023년 4월에 1.1%에 불과했다. 태양광의 경우 평균 1%, 사용 비율 구간은 0.4~2%였고 지열의 경우 평균 2.5%, 사용 비율 구간은 2.5~14.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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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전력 사용량./사진=녹색연합 |
2010년 9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공공건축물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비율이 제시된 지 15년이 지났지만, 국회 건물들은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매우 낮은 축에 속한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 비율은 2011년 10%에서 점진적으로 높여 국회 소통관 준공 시점인 2019년에는 27%, 현재 34%다.
탈핵·친환경이 상징인 독일 연방 국회의사당이 2013년 옥상 태양광설비와 바이오디젤 연료 및 소형 열병합 발전기로 재생에너지 30%를 이용했던 것과는 대비된다는 지적이다.
매우 낮은 국회 전기차 비율도 문제로 꼽힌다. 국회의 전기차 운행 현황에 따르면 국회 등록 차량 총 4882대 중 휘발유 차가 59.2%(2889대)로 가장 많았고, 경유차가 22.1%(1078대)로 뒤를 이으며 두 차량의 비중이 81.3%에 달했다. 전기차는 2.5%(120대)에 불과했고, 하이브리드차는 12.4%를 차지했다.
이 같은 수치를 지난 9월 발표된 전국 자동차 등록 현황과 비교하면 전기차 비율은 국회 2.5%, 전국 2.1%로 비슷하게 나타났다. 하지만 휘발유차의 경우 국회 59.2%, 전국 48.9%로 국회에서 10% 정도 더 많이 사용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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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등록 차량 및 관용 차량 연도별 현황./사진=녹색연합 |
국회 관용차는 총 47대로, 휘발유차(31.9%, 15대)가 가장 많았고 경유차(25.5% 12대)와 전기차 (17.0%, 8대), 하이브리드차(10.6%) 순으로 높았다. 고위직(의장실, 부의장, 사무총장, 사무처장, 입법차장)에서는 관용차로 전기차를 한 대도 사용하지 않고 있으며, 부의장이 하이브리드차를 사용하고 있었다. 휘발유 차량 15대 중 고위직이 8대(53.3%)를 사용하고 있다.
국회는 지난해 탄소중립기본법이 개정되면서 대법원, 헌법재판소, 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헌법기관 등으로 공공부문에 포함됐다. 그러나 1만5000톤 이상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사업장인 국회만 공공부문(법 26조)에서 관리되지 않고 관리업체(법 27)로 관리되고 있는데, 공공부문으로 관리되는 대법원도 온실가스 배출량이 1만5000톤 이상이기 때문에 국회만 특혜를 받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녹색연합은 "국회의 온실가스 감축과 재생에너지 사용 노력이 매우 미흡하다는 것이 확인됐다"며 "입법부인 국회 스스로가 기후위기 대응에 그 책임과 역할을 앞장 서서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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