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LA 다저스가 뉴욕 양키스와 월드시리즈(WS)를 5차전에서 끝내고 구단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다저스는 31일(한국시간) 미국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7전4승제) 5차전에서 양키스에 7-6 역전승을 거뒀다.
1~3차전을 내리 이기고 4차전에서 패했던 다저스는 5차전을 이겨 4승 1패로 양키스를 누르고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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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저스가 양키스를 4승1패로 꺾고 통산 8번째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LA 다저스 SNS |
다저스가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8번째이자 4년 만이다. 앞서 1955년, 1959년, 1963년, 1965년, 1981년, 1988년, 2020년에 이어 2024년 챔피언 타이틀을 따냈다.
다저스는 이번까지 양키스와 월드시리즈에서 12번 만나 4승 8패를 기록했다. 다저스가 양키스를 꺾고 월드시리즈 정상에 오른 해가 1955년과 1963년, 1981년, 그리고 올해다.
양키스는 역대 월드시리에서 27번이나 우승한 최다 우승팀이지만 2009년이 마지막 우승이었다. 이번에 15년 만의 우승을 노렸으나 다저스의 벽에 막혔다.
우승이 결정난 최종전답게 이날 5차전은 쫄깃하게 전개됐다.
초반은 양키스 분위기였다. 1회말 다저스 선발투수 잭 플래허티를 상대로 애런 저지가 투런홈런, 재즈 치좀 주니어가 솔로홈런을 백투백으로 터뜨려 처음부터 3-0 리드를 잡았다. 4차전까지 홈런을 하나도 못 치고 타율 0.133(15타수 2안타)으로 부진에 빠졌던 저지가 첫 홈런을 선제 투런포로 장식했으니 양키스의 기세는 올라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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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키스의 저지가 1회말 선제 투런홈런을 쳤다. 저지의 홈런포에도 양키스는 5차전 역전패를 당하며 다저스에 월드시리즈 우승컵을 넘겨줬다. /사진=뉴욕 양키스 SNS |
2회말 알렉스 버두고의 적시타로 한 점을 더 낸 양키스는 3회말 지안카를로 스탠턴이 솔로포를 쏴 5-0까지 점수 차를 벌렸다.
양키스의 승리가 유력해진 듯 했으나 5회초가 다저스에는 행운, 양키스에는 악몽이 됐다.
4회까지 양키스 선발 에이스 게릿 콜에게 안타 하나 못치고 볼넷 1개로 꽁꽁 묶였던 다저스가 5회초 상대 실책을 틈타 대반격을 펼쳤다. 선두타자 키케 에르난데스가 첫 안타를 쳤고, 다음 타자 토미 에드먼의 평범한 중견수 뜬공이 양키스 중견수 저지의 글러브 맞고 떨어졌다. 이어 윌 스미스의 유격수 땅볼 때는 앤서니 볼피의 3루 악송구가 나왔다. 연속 실책으로 양키스는 무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콜이 개빈 럭스와 오타니 쇼헤이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투아웃을 잡아 위기를 넘기는가 했다. 그런데 여기서 또 믿기 힘든 장면이 나왔다. 무키 베츠가 1루수 쪽 땅볼을 쳤고 1루수 앤서니 리조가 볼을 잘 잡았다. 그대로 이닝이 끝나는가 했으나 콜이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지 않았다. 기본 중의 기본 플레이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베츠의 타구는 내야안타로 기록됐고, 다저스가 한 점 만회했다.
앞서 수비진의 연속 실책 때는 흔들리지 않았던 콜이 자신의 실수로 실점하자 흔들렸다. 프레디 프리먼이 곧바로 2타점 적시타를 때렸고, 이어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콜을 2타점 2루타로 두들겼다. 다저스가 5회초 대거 5점을 뽑아내는 빅이닝을 만들면서 단번에 동점을 이뤘다. 콜은 5실점했지만 모두 비자책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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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츠(왼쪽)와 프리먼이 득점을 올린 후 함께 환호하고 있다. 다저스가 5차전 역전승으로 양키스를 4승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사진=LA 다저스 SNS |
양키스는 분위기를 수습하고 6회말 후안 소토와 저지의 볼넷으로 만들어진 1사 1, 3루에서 스탠턴의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뽑아 6-5로 다시 리드를 잡았다.
콜은 5회초 악몽을 겪고도 6⅔이닝동안 108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4볼넷 6탈삼진 5실점(무자책)으로 역투하고 6-5 리드 상황에서 물러났다.
이날 아무래도 승운은 다저스 쪽이었다. 8회초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다시 무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개빈 럭스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저스가 가볍게 6-6 동점을 만들었다. 계속된 1사 1,3루에서는 오타니가 양키스 포수 오스틴 웰스의 타격 방해로 출루하며 1사 만루가 됐다. 베츠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다저스가 또 한 점을 내면서 기어이 7-6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양키스도 8회말 기회가 왔다. 저지의 2루타와 치좀 주니어의 볼넷으로 1사 1, 2루까지 만들었으나 후속타가 터지지 않았다.
다저스는 선발 플래허티가 1⅓이닝 4피안타(2볼넷) 1볼넷 4실점하고 조가 강판된 뒤 6명의 불펜 투수들을 줄줄이 투입하며 잘 버텼다. 8회초 역전에 성공하자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9회말 워커 뷸러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틀 전 3차전 선발로 등판해 5이닝 무실점 호투했던 뷸러를 1점 차 상황에서 마무리로 투입한 것은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의 깜짝 승부수였다.
뷸러는 내야 땅볼과 연속 삼진으로 간단하게 9회말을 막고 다저스의 5차전 승리와 우승을 확정지으며 자신의 커리어 첫 세이브를 월드시리즈에서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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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저스가 양키스를 4승1패로 꺾고 월드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홈런 4방을 치며 우승의 주역으로 활약안 프리먼이 MVP로 선정됐다. /사진=LA 다저스 SNS |
프리먼은 1∼4차전에서 모두 홈런을 때렸고, 이날 5차전에서는 5회초 역전의 발판을 놓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5경기 타율 0.300(20타수 6안타)에 4홈런, 12타점 맹활약을 펼친 프리먼은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오타니는 이날도 4타수 무안타 1삼진에 그치는 등 이번 월드시리즈 5경기에서 타율 0.105(19타수 2안타)로 극히 부진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입성 후 처음 출전한 월드시리즈에서 동료들 덕에 우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었다.
반면 저지는 기다렸던 홈런포가 터진 이날 경기에서 역전패의 불씨가 된 실책을 범하면서 우승컵을 다저스에 넘겨주고 고개를 떨궈야 했다.
[미디어펜=석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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