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최인혁 기자]국민의힘이 31일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대혼란에 빠졌다. 특히 한동훈 대표가 쇄신의 일환으로 요구했던 특별감찰관 부활은 첫발도 떼보지 못한 채 무산될 것으로 여겨진다. 특별감찰관 제도만으로 이른바 김건희 여사 리스크를 상쇄하기에는 역부족으로 판단되기 때문이다.
한동훈 대표는 이날 김건희 여사 리스크 해소 방안으로 제안했던 특별감찰관 추천 절차가 조속히 진행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특별감찰관은 과거 비위를 조사하는 기능도 물론 있지만, 주로 미래의 비위를 예방하고 감시하는 데 중점을 둔 제도다”라면서 “민생에 집중하기 위해 미래 비위를 예방할 특별감찰관을 지금 임명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실이 쇄신에 응답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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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오른쪽)와 추경호 원내대표가 3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귀엣말하고 있다. 2024.10.31/사진=연합뉴스 |
전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겨울이 오기 전 쇄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으나 대통령실과 야당이 응답하지 않자 재차 압박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한 대표가 추진했던 특별감찰관 제도의 부활은 좌초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오전 윤석열 대통령과 명태균씨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되면서 특별감찰관이 아닌 특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공개된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당시 당선인 신분에서 명씨와 총선 공천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녹취록에 따르면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의 공천 과정에 개입된 정황이 확인됐다.
이에 야권은 김 여사 리스크에 대한 특검은 물론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한 대표가 제안한 특별감찰관 제도의 부활은 야당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특별감찰관은 여야 합의로 후보 3명을 추천하면, 대통령이 이 가운데 지명하고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된다. 하지만 야당은 특별감찰관을 김 여사 리스크를 덮기 위한 ‘꼼수’라고 판단하고 있어 추천절차에 응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을 입증할 육성이 최초로 확인됐다. 여권 일각에서 김건희 여사의 사과와 활동 자제, 특별감찰관 임명 따위로 꼬리 자르기를 시도하지만, 이는 명백히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면서 “이제 무엇으로도 덮을 수 없고, 무엇으로도 멈출 수 없다. 강력한 심판만이 남았다”고 말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대통령의 공천 개입과 김건희 여사의 국정개입 정황이 명명백백 드러났다. 분명한 선거법 위반이자, 국정농단이다”라며 “윤석열-김건희 국정농단 특검, 반드시 해야 한다”고 규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현재까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윤 대통령의 공천 개입 정황을 증명할 폭로가 이어질 가능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하겠다는 이유로 보인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당시는 (윤 대통령이)당선자 신분이었다. 공적인 신분에서 약속한 것이 아니고 사적인 대화였다. 특별히 문제가 될 것은 없다. 명씨의 수사 상황을 지켜봐야 하고, 당에서는 공식적으로 대응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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