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금융당국의 칼끝이 고려아연을 향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기습적 유상증자 발표와 관련해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기습적 유상증자 발표와 관련해 엄정한 대응을 예고했다. 지난 30일 경영권 방어 대책 논의를 위해 긴급이사회를 연 서울 종로구 그랑서울 고려아연 본사 로비 모습. /사진=연합뉴스


함용일 금감원 부원장은 31일 긴급 현안브리핑을 열고 "(고려아연의) 증자 목적 배경, 회사와 기존 주주에 미치는 영향, 이번 증자가 공개 매수 시 밝힌 주주 가치 제고에 부합되는지 여부, 관련 의사결정 과정이 투명하게 기재되어 있는지 여부 등 시장과 투자자가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동원하여 철저히 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공개 매수 기관 중 유상증자를 동시에 추진한 경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살펴볼 것"이라며 "부정한 수단 계획 또는 위계를 사용하는 부정거래 등 위법 행위가 확인되는 경우 해당 회사뿐만 아니라 관련 증권사에 대해서도 엄중히 책임을 묻겠다"고 덧붙였다. 

자사주 매각에 이어 유상증자를 할 것이라는 계획을 세워놓고 순차적으로 진행만 한 것일 경우 공개매수 신고서에는 관련 내용이 없기 때문에 부정거래로 볼 소지가 다분하다는 게 함 부원장의 설명이다.  

실제 고려아연은 지난 11일 공개한 정정 공개매수 신고서에 향후 재무구조에 변경을 초래할만한 계획이 없다고 공시했다. 하지만 전일 공시한 증권신고서에서 미래에셋증권은 이달 14일부터 유상증자를 위한 실사를 진행했다고 기재했다.

함 부원장은 "기존 주주 입장에서 생각하면 갑자기 대량의 유상증자 소식을 접한 것"이라며 "부정거래나 공개매수 허위 기재 등의 문제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감독 당국이 위법을 확정하고 처벌하겠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우리의 관심사고 그것에 대한 책임은 규명하겠다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한편, 전날인 지난 30일 고려아연은 돌연 발행주식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공시했다. 이를 통한 조달 금액은 총 2조5000억원에 달한다. 더욱이 전체 조달 금액의 90%가 넘는 2조3000억원을 채무상환자금으로 쓰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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