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럽 여론조사, 집권 후 처음으로 10%대로 하락…TK 8%p 떨어져
국정운영 동력 유지에 빨간불…임기 반환점 D-7, 반전 계기있나
대대적 인적쇄신 및 의혹 해소, 직접 사과 등 여러 카드 검토할듯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20%대가 무너지며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정부 출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는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가 지난 1일 나오면서, 윤대통령이 지지율 절벽에 몰린 모양새다.

김건희 여사 의혹 문제와 맞물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달 31일 공개한 윤대통령과 명태균 씨의 통화 녹음으로, 야당이 대대적으로 탄핵 정국을 일으키면서 겉잡을 수 없는 상황에 치닫고 있다.

당내에서 핵심 지지 기반이 흔들리는데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윤대통령이 전면적인 인적 쇄신부터 할지 사과 입장을 표명할지 관심이 쏠린다.

대통령실은 윤대통령의 '국면 전환용 인사'에 대해 선을 긋고 있다. 조만간 윤대통령이 해명에 그칠지 또는 전면 사과에 나설지, 어떤 입장을 구체적으로 밝힐지 주목된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지난 1일 "이달 중 어떤 형태로든 대통령의 입장 표명이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기자회견이 됐든, '국민과의 대화', '타운홀 미팅' 등 국민과의 소통 기회를 어떤 형태로든 갖게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이 31일 오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된 '2024 대한민국 소상공인대회'에 참석해 격려사를 밝히고 있다. 2024.10.31 /사진=대통령실 제공


정진석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의원이 '유승민 전 의원이 윤대통령 부부가 국민 앞에 참회해야 한다고 했는데 동의하는가'라고 묻자 "11월 10일이 임기 반환 시점 아닌가"라며 이같이 답했다.

특히 정 실장은 '홍준표 대구시장이 대통령비서실의 전면 쇄신을 조언했는데 동의하는가'라고 고 의원이 묻자 "자리에 연연하는 사람이 아니기 때문에 인사권자인 대통령의 판단과 결정에 맡기고 있다"며 "보여주기식이나 국면 전환용이 아니라, 적기에 인사요인이 발생할 때 적재적소에 인사를 단행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일관된 인사원칙"이라고 강조했다.

윤대통령에 대한 국민 여론은 악화일로다.

한국갤럽이 지난달 29∼31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p)에 따르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전주 조사 대비 1%p 떨어진 19%이고 부정평가는 72%로 집계됐다.

갤럽 집계 기준으로 윤대통령 지지율이 20%대 미만으로 내려간 것은 이번이 처음이고, 부정평가 역시 직전 조사 대비 2%p 올라 현 정부 출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윤대통령 핵심 지지층인 대구경북(TK) 지지율은 직전 조사 대비 8%p 하락한 18%를 기록하면서 전국 평균 지지율 19%보다 밑돌았다.

이번 조사에서 부정평가 이유로 '김건희 여사 문제'(17%)가 가장 많이 꼽히는 등, 3주 연속 김 여사 문제가 부정평가 이유 최상위에 올랐다.

여론조사는 무작위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의 인터뷰 방식으로 진행됐고, 응답률은 11.1%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문제는 윤대통령과 명태균씨 통화 녹음 내용에 대한 야권의 공세가 현재 진행 중이라는 점이다.

대통령실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명씨가 경선룰에 간섭하려고 해 윤대통령이 매몰차게 관계를 끊었다고 해명했다.

다만 김 여사는 당시 윤대통령의 선거 과정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가족 입장에서 윤대통령 몰래 명 씨를 달래고 좋게 얘기하려 했다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정 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국정감사에서 윤대통령과 명 씨의 통화 내용에 대해 "정치적으로 법적으로 상식적으로 아무 문제 될 게 없는 내용"이라며 "공천에 개입했다는 명백한 증거가 입증되지 못하는 (야당의) 일방적인 정치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이 불법적으로 공천에 개입했다고 야당 의원들이 주장하지만, (2022년) 5월 9일 통화는 대통령이 민간인인 당선인 시절이었다"며 "공무원 직위에 없던 시점에서의 워딩으로 문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무원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도 없는 것이고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어떤 정치적 중립 의무를 규정한 법률은 없다"며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이런 정도의 누구누구를 공천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개진은 설사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전혀 문제 될 게 없다"고 밝혔다.

이어 "(재보선 당시) 공천관리위원장인 윤상현 의원과 당시 당 대표인 이준석 대표도 김영선 후보를 공천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있다"며 "녹취에 등장하는 명 씨도 전혀 공천 개입이 없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이 녹취는 모든 내용이 아니라 잘린 것 같다', '당에서 다 알아서 하겠다'는 워딩이 잘렸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한민수 대변인은 1일 브리핑에서 대통령실의 이러한 해명에 대해 "지금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정 기조를 유지한다면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을 날도 멀지 않았다"면서 윤대통령을 향해 "국정농단 사태가 스스로 불러온 재앙임을 직시하고 특검법을 당장 수용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