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상품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1~2개월 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은행들은 이번 수수료 면제조치에 대해 "대출자들의 금융비용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면에는 은행들이 연말까지 자체 대출총량을 조절하기 위해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의 일환으로 은행들을 거듭 압박한 탓인데, 이를 의식해 일각에서는 일부 가계대출 상품판매를 중단한다는 입장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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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요 시중은행들이 가계대출 상품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를 1~2개월 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은행들은 이번 수수료 면제조치에 대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함이라는 입장이지만, 이면에는 연말까지 대출총량을 조절하기 위함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당국이 '가계대출 관리'의 일환으로 은행들을 거듭 압박한 탓인데, 이를 의식해 일각에서는 일부 가계대출 상품판매를 중단한다는 입장도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 우리 IBK기업 iM 등 주요 시중은행은 기존 판매한 가계대출 상품에 대해 중도상환수수료를 한시적으로 면제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신한은행은 지난 9월 30일까지 실행된 가계대출(기금대출, 유동화대출(보금자리론, 디딤돌 유동화 조건부 등), 중도금·이주비 대출, 10월 1일부터 신규된 대출 제외)에 한해 중도상환수수료를 면제하고 있다. 수수료 면제 조치는 지난달 25일부터 실시 중이며, 이달 말까지 예정돼 있다. 가계대출 상황에 따라 추가 연장될 수도 있다.
뒤이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도 11월 한 달 간 가계대출 중도상환수수료 한시적 면제에 동참하고 나섰다. 두 은행은 11월 이전부터 보유한 신용·부동산·전세대출 등 전 가계대출 상품에 한해 감면해주고 있는데, 기금대출과 보금자리론, 유동화대출 등 정책상품에 대해서는 제외한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경우 신한은행과 마찬가지로 이달 한 달 간 면제 조치를 취하고, 상황에 따라 기간 연장도 고려 중이다.
올해 지방은행 최초 시중은행으로의 전환을 선포해 고군분투 중인 iM뱅크도 올 연말까지 두 달 간 한시적으로 주요 주택담보대출 상품에 대한 중도상환수수료 부과를 전액 면제한다고 밝혔다. 수수료 면제에 해당하는 상품은 총 3종으로, △HYBRID모기지론(3년 고정 또는 5년 고정) △장기모기지론(6개월 변동 또는 5년 변동) △iM주택담보대출(5년 고정 또는 6개월 변동) 등이다.
중도상환수수료는 대출 만기일 전에 대출금을 상환할 경우 고객이 부담하는 비용이다.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금소법)'에 따라 원칙적으로 부과가 금지되고 있지만, 소비자가 대출일부터 3년 이내에 상환할 경우 은행이 예외적으로 부과할 수 있다.
신한은행은 금융소비자가 신규 가계대출을 3년 이내 상환할 경우 고정금리 상품에서는 0.8~1.4%, 변동금리에서는 0.7~1.2%의 수수료를 부과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대출 유형에 따라 고정금리 상품에 0.7~1.4% 변동금리 상품에 0.6~1.2%의 수수료 요율을 적용하고 있다. iM뱅크는 주담대 상품에 따라 최저 1.3~1.5%의 요율을 적용했다.
하지만 지난해 정무위 국정감사에서도 중도상환수수료에 대한 제도개선 필요성이 제기됨에 따라, 금융위원회는 △자금운용 차질에 따른 손실비용 △대출 관련 행정·모집비용 등 실비용 내에서만 수수료를 부과하도록 개편했다. 이에 내년 1월부터 전 은행은 개편된 중도상환수수료 부과체계를 반영할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수수료 면제 조치에 대해 "다른 목적이 더 크게 작용한다"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은행들이 이번 수수료 한시적 면제 조치에 대해 "어려운 경제 환경 속 고객의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함"이라는 명목상 이유를 내세웠지만, 이면에는 '가계대출 총량 관리' 목적이 더 크게 자리하는 까닭이다.
금융당국은 내년도 은행 경영계획에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관리계획을 포함하기로 했다. 금감원은 경영계획을 초과해 대출을 내어주는 은행에게 내년 시행하는 은행별 DSR 관리계획 수립 시 더 강화된 DSR 관리목표를 수립할 수 있다고 밝혔고, 금융위도 은행들의 내년 경영계획에 DSR 관리계획 도입을 명확히 했다.
이 여파로 '가계대출 관리'는 은행들의 최대 난제로 부상했다. 올해 세웠던 가계대출 목표치를 초과할 경우 내년도 대출자산 확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까닭이다.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하에도 대출금리를 높게 유지하며 수요를 관리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실제 iM뱅크는 중도상환수수료 면제에 이어 올 연말까지 상품 6종(△iM직장인간편신용대출 △똑똑딴딴중금리대출 △쓰담쓰담간편대출 △iM공무원융자추천대출 △iM오토론(신차) △iM오토론(중고차))에 대한 판매도 일시 중단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iM뱅크 측은 "이번 중단은 개인대출 시장에 대한 과도한 자금 공급을 제한하기 위한 것"이라며 "2025년 1월1일부터 취급을 재개시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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