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홍샛별 기자]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지난 5일(현지 시간) 치러진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하며 4년만에 백악관에 재입성하게 됐다. 트럼프 2기 정부에 대한 기대감 속 지난밤 뉴욕증시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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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47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트럼프 인스타그램 |
6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508.05포인트(3.57%) 폭등한 4만3729.93에 거래를 마감했다. 우량주로 이뤄진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146.28포인트(2.53%) 급등한 5929.04에, 기술주로 구성된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44.29포인트(2.95%) 뛴 1만8983.47에 장을 끝마쳤다.
특히 다우지수의 경우 지난 2020년 4월 6일 이후 하루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상승률만 놓고 보면 지난 2022년 11월 10일 이후 최대치다.
국내 증시는 미국 대선 결과를 소화하며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국내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28포인트(0.24%) 내린 2557.23으로 출발해 약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다.
트럼프의 당선으로 고관세 부담을 지게 될 수출 기업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영향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무역수지 적자를 개선하고 국내 생산 촉진을 위해 고율의 관세부과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증권가에서는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상관없이 주식 시장의 방향이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내 주식시장의 방향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누가 돼도 달라지지 않을 것에 주목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금융위기 이후로 미국은 친환경으로의 전환, 제조업 리쇼어링, 대중국 제재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된 직후 친환경으로 에너지 전환이 느려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재임 기간 태양광과 풍력의 발전 비중은 1.0%에서 1.5%로 높아졌으며, 바이든 당선 직후엔 대중국 제재가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미국 수입에서 중국 비중은 지난 4년간 18%에서 14%로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앞으로 주도 업종은 친환경, 리쇼어링, 중국 제재의 교집합에서 도출될 것”이라며 “트럼프 당선으로 국내 기업들의 미국 투자는 더 구체화될 것이고 그들 가운데 주도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2차전지 관련주들의 경우 조정시 비중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2차전지 산업의 전망에 대해 “종전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체제를 바꾸지는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짚었다.
주 연구원은 “공화당이 상·하원을 장악한 상태에서 IRA를 폐지할 수 있지만 2차전지 투자가 집중되는 미시건·오하이오·네바다 등 지역구에서 반대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면서 “실제 공화당 내 하원의원 18명과 의장이 IRA 폐지를 반대하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트럼프 1기 때도 오바마 케어(기초 건강보험) 폐지에 실패했던 전례가 있다”면서 “법안 폐지가 어려워지면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으로 보조금이나 세액공제를 받을 조건을 까다롭게 바꿔 예산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IRA는 전임 바이든 대통령이 도입한 법으로 미국에서 제조된 배터리에 대해 세제 혜택을 주는 게 골자다. 미국에 공장을 둔 국내 주요 2차전지 업체들에는 호재로 여겨진다.
실제 정책 윤곽이 드러나기 전까지는 관련 불확실성 속 박스권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트럼프는 예측 불가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면서 “트럼프 2기의 재출범은 기존의 민주당의 정책적 행보에서 벗어나는 불확실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단기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한 연구원은 이어 “트럼프 정책의 핵심 키워드로는 감세, 관세, 규제완화를 꼽을 수 있다”면서 “주식시장을 놓고 본다면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할 보편 관세 여부에 민감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끝으로 “트럼프가 추진할 가능성이 있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및 반도체 지원법(CHIPS Act) 축소는 국내 반도체, 2차전지, 자동차, 신재생 업종의 투자심리를 제약할 수 있는 요인”이라면서도 “기계, 방산, 바이오, 조선 등은 트럼프 트레이드 기대감이 반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미디어펜=홍샛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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