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승규 기자] LG유플러스가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를 공개하고 AI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 계획을 구체화했다. B2B 부문에서도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바탕으로 수익화 증대를 준비 중이다. 5년 내 전체 매출 중 40%를 통신 외 사업에서 만들어내겠다고 밝힌 LG유플러스가 익시오를 바탕으로 AI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지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
|
|
▲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가 7일 용산 사옥에서 개최한 기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LG유플러스 제공 |
LG유플러스는 7일 서울 용산사옥에서 AX 컴퍼니로 성장하기 위한 전략을 공개했다. 이 날 발표자로 나선 황현식 대표는 'AX 컴퍼니'를 'AI 기술이 아닌 고객가치를 제공하는 회사'로 정의하고, 내재화된 AI 역량과 빅테크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실질적으로 고객이 경험할 수 있는 AX 서비스를 만들어 갈 것을 강조했다.
황현식 대표는 "세계적으로 강력한 AI가 많지만 고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AI가 눈데 띄지 않는다"라며 "고객들이 자동차 엔진 보다는 좋은 자동차를 원하는 것처럼 고객 중심의 사고가 가장 우선돼야 할 것"이라고 인사말을 남겼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통신 고객들에게 에이전트 서비스를 확대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통신사의 강점을 살리면 많은 기회가 열려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LG유플러스는 AI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 익시오의 공식 출시도 알렸다. 익시오는 AI 통화 서비스 △전화 대신 받기 △보이는 전화 △실시간 보이스피싱 감지 △통화 녹음 및 요약 기능 등을 온디바이스(On-device) 환경에서 제공한다.
전화 대신 받기는 말 그대로 AI가 대신 전화를 받아 상대방과 대화를 이어가는 기능이다. AI가 상대방과 통화를 하고 내용을 저장하기 때문에 전화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이나, 모르는 번호로 걸려온 전화를 받고 싶지 않을 때 유용한 기능이다.
보이는 전화는 통화 내용을 AI가 즉석에서 텍스트로 변환해 스마트폰 화면으로 보여주는 기능이다. 공연장이나 지하철과 같이 시끄러운 장소에서 상대방의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을 때 화면을 보면서 통화를 할 수 있고, 통화 도중 앞서 이야기한 내용을 확인할 때도 유용하다.
실시간 보이스피싱 탐지는 AI가 통화 내용을 분석해 보이스피싱 위험이 있다고 판단할 경우 통화를 종료할 수 있도록 경고해주는 기능이다. 스팸으로 등록된 전화번호가 아닌, 통화 내용을 기반으로 보이스피싱을 탐지하기 때문에 더욱 정교하게 피싱 탐지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최근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딥페이크를 통해 음성을 제작하는 '화자음성인식' 서비스도 디바이스에 추가할 예정이다.
이상엽 CTO(최고기술책임자)는 "AI 음성 변조시 특유의 노이즈가 존재하는데 이를 인공능에 학습시켰다"라며 "내부 테스트 결과 변조된 AI 음성을 탐지했고 오류 발생은 0%에 가까웠다"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1년 안에 100만 명 수준의 익시오 유저를 끌어들이겠다는 방침이다. 안드로이드 출시도 준비 중이며 기술 고도화가 완료되면 다른 통신사 고객들에게도 해당 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수익화까지는 시간이 좀 더 소요될 것으로 예견된다. 황현식 대표는 이와 관련 "서비스 초기인 만큼 수익화를 진행하다가 사업이 순항하지 않을 가능성이 산재해있다"라며 "B2C 분야에서 수익화를 만드는 것은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이고 현 시점에서는 AICC, GPU 서비스와 같은 B2B 수익화에 집중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보인다"라고 발언했다.
LG유플러스는 이 날 B2B와 B2C 영역에서의 구체적인 전략도 공개했다. 업계에서 유일하게 국내외 빅테크를 모두 고객으로 보유한 AIDC 사업과 익시젠 기반의 AI 토털 솔루션 '익시 엔터프라이즈(ixi Enterprise)'를 중심으로 다양한 B2B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익시 엔터프라이즈는 B2B 영역의 LG유플러스 AX 플랫폼들로 구성된 솔루션이다.
B2C 영역에서는 익시오를 중심으로 '고객에게 딱 맞는 연결 경험'을 제공하는 퍼스널 AI 에이전트(Personal AI Agent) 생태계 구축에 나설 예정이다. 다양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일상을 하나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구현하기 위해 연간 4000억 원에서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AI에 투자할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을 하기 보다는 상생을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황현식 대표는 AI 기술 발전을 인터넷 발전 과정과 비교하며 빅테크 기업들이 고객들을 세분화해 접근할 때 빈공간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황 대표는 "인터넷 시대가 왔을 때 국내 IT 기업들이 잘 공략했던 것과 같이 AI 시대에도 자사에게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승규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