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시가 '역대급' 침체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5대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3분기 누적 1조41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이르게 '1조클럽' 신고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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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역대급' 침체에서 허덕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국내 5대 증권사들은 올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사진=김상문 기자 |
11일 금융투자업계와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국내 5대 증권사(한국투자증권·삼성증권·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키움증권)들이 올해 3분기에도 양호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른바 '역대급' 실적이라고 기록할 만한 정도는 아니더라도 견조한 실적을 내며 꾸준한 성장세를 지속 중인 모습이다.
증권사들의 호실적은 최근 들어 국내 증시가 극심한 침체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과 더욱 극명하게 대비된다. 당장 오늘(11일) 오전 10시 전후 상황만 해도 코스피 지수가 약 1%, 코스닥 지수가 약 1.5% 하락 중이다. 지난 금요일 장 마감 이후 나온 중국 부양책에 대한 실망감이 시장에 반영되는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 행진을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더욱 안타까운 흐름이다.
이런 가운데 5대 증권사들은 대체로 작년보다 나아진 성과를 내고 있다. 우선 한국투자증권의 경우 3분기 누적 1조41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며 단 3분기만에 순이익 '1조 클럽'에 입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로도 67.1% 늘어난 수준이다. 3분기만 놓고 보더라도 순익 3307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72.1%가 급증했다.
세부 내용을 보면 브로커리지 수수료손익이 작년보다 약 7% 증가했다. 국내 주식의 경우 수수료수익이 부진했지만 최근 들어 일고 있는 미국주식 열풍이 효자 노릇을 했다. 한투 측은 "국내주식 수수료수익은 6% 감소했지만 해외주식거래대금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56% 급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 다음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곳은 삼성증권이다. 3분기까지 누적 7513억원을 시현한 상태이며 전년 동기 대비 35.3% 증가한 수준이다. 뒤이어 키움증권이 6889억원으로 9.8% 성장했고 미래에셋증권은 6546억원으로 46.5%, NH투자증권은 5766억원으로 23.3% 증가한 실적을 공시했다.
어느덧 증권사 실적의 고질적 문제로 자리잡은 해외 대체투자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에 따른 충당금 적립이 줄어든 것도 이번 호실적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 아울러 미국이 금리인하 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채권 등의 운용 수익도 개선된 점이 눈에 띈다.
한편 증권사들의 이번 실적은 최근 국내 증시 '밸류업' 흐름과 맞물려 증권사를 투자의 대상으로도 바라보게 만들고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은) 증권업 호황기였던 코로나19 당시만큼은 아니겠으나 높은 조달금리와 PF 충당금 부담을 덜어낸 실적 수준이 지속될 것"이라면서 "주요 수익원은 트레이딩·기타 부문이며 시장금리 하락에 따른 채권평가손익 및 비시가성 자산들의 평가손익 확대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윤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를 최선호주, 삼성증권을 차선호주로 제시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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