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의정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가 전공의·의대생·야당이 빠진 채, 11일 가동을 시작했다.
협의체는 오는 12월 말까지 매주 두차례(일요일 전체회의 1회, 주중 소위원회 1회) 회의를 열고 성과를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의료계 요청 사항인 사직 전공의 복귀 및 한국의학교육평가원(의평원) 자율성 보장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협의체의 여당 대표자인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1차 회의 결과에 대해 "협의체가 12월 말까지 기한을 두고 운용한다"며 "가능한 12월 22일, 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 국민께 크리스마스 선물을 안겨드리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첫 회의 결과에 대해 "대화의 첫걸음을 시작한 데에 의미를 두고 의료계와 정부, 당이 허심탄회하게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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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왼쪽부터) 한덕수 국무총리,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11일 국회에서 열린 '여야의정 협의체' 1차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이진우 대한의학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2024.11.11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특히 김 의원은 "의료계는 내년 상반기 전공의 모집에서 사직 전공의가 합격해도 (남성 전공의가) 3월에 (군에) 입대하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전달했다"며 "정부는 사직 전공의들의 복귀를 돕기 위해 진지하고 다양하게 논의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의료계는 이와 함께 의평원의 자율성 보장을 요구했고, 정부는 이에 대해 진지한 논의를 해서 협의체에 보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기자들을 만나 "2025년, 2026년도 의대 정원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의제에 제한이 없다'는 원론적인 부분을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 의원은 "전공의 복귀를 위해 명분이 필요한데, 어떤 명분을 도출할 수 있을지 깊이 고민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 대표자인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협의체 첫 회의에서 "그간의 의료계의 요청을 반영해 불합리한 수가 구조를 개선하고 충분하고 공정한 보상 체계를 확립해 필수 의료를 강화하겠다"며 "의료 개혁은 결코 단순히 의사 수만 늘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 총리는 "우리 의료의 미래이고 자산인 전공의들의 수련 환경도 대폭 개선해 정상적인 환경에서 제대로 수련받고 합당한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뒷받침하겠다"며 "이 과정에서 전공의들의 목소리가 실제로 의료 정책에 반영될 수 있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는 열린 마음과 자세로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료 개혁에는 의료 시스템을 가장 잘 알고 실제 현장에서 활동하시는 여러분들의 의견이 절대로 필요하다"며 전공의와 의대생 등 의료계의 참여를 당부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또한 이날 협의체 첫 회의에서 "의료계의 참여가 더 더해진다면 더 좋은 협의가 더 빨리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정부 역시 총리께서 직접 참여하셔서 신속한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었다"고 전했다.
한 대표는 이날 협의체 회의에 불참한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여야의정 협의체를 당초 민주당이 가장 먼저 말을 꺼낼 만큼 선의가 있다고 믿는다"라며 "여기 모인 우리 모두는 민주당의 참여를 기다리고 언제든지 환영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여야의정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오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 한동훈 당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동훈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 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박 비대위원장은 "지금이라도 2025년 의대 모집 정지를 하든, 7개 요구안 일체를 수용하든, 뭐라도 해야 다가올 혼란을 조금이라도 수습할 법하다"며 "이를 무시한 정부와 여당이 모든 책임을 감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