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국내 상장 철회…상장포기 사례 계속 이어져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근 핀테크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이상 매력을 잃어버린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상승 동력을 상실한 듯한 국내 신규상장(IPO)에서는 상장철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토스의 경우 금융업을 영위하고 있다는 특성 때문에 해외시장 상장에 대한 논란도 존재하는 모습이다.

   
▲ 최근 핀테크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미국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 이상 매력을 잃어버린 국내 주식시장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사진=김상문 기자


13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국내 증시 상장 '철회'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사례만 봐도 씨케이솔루션, 미트박스글로벌, 동방메디컬 등이 모두 상장 철회를 공시했다. 제대로 된 가치평가를 받기 힘든 형편이라는 게 공통된 이유다. 

최근 들어 IPO 시장이 급격히 냉각되면서 공모가 밴드 하단 미만의 공모가로 상장을 추진하는 사례도 생겨나고 있지만, 아예 상장을 철회하는 사례도 함께 늘어나는 모습이다. 이 중에서 씨케이글로벌은 코스피 시장 상장을 추진하고 있었다.

이런 가운데 비바리퍼블리카의 행보는 눈에 띈다. 지난 2월까지만 해도 국내 증시 상장을 위해 한국투자증권·미래에셋증권 등을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하며 시동을 걸었지만 지금은 미국 상장으로 방향을 튼 것으로 보인다.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가 상장을 철회한 것은 어느 정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단, 미국 상장이 아직까지 공식화된 것은 아니다.

다만 토스의 나스닥 상장 추진에 대해선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업종이 금융업(핀테크)이다 보니 국내 정서상 공공재적 성격이 강하게 부각된다는 면이 우선 크다. 자칫 국내에서 벌어들인 수익을 기반으로 해외 투자자들에게 기업공개를 하는 것처럼 비쳐질 경우 여론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벌써부터 나온다. 그렇다고 토스가 미국 등 해외 진출을 본격적으로 타진하고 있는 것도 아닌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어찌 보면 번거로울 수도 있는 미국 상장에 눈을 돌리게 되는 건 그만큼 국내 IPO 시장의 현실이 가혹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이나 미국주식이 파죽지세로 상승 중인 것과 대조적으로 국내 증시는 금융위기 수준의 침체를 겪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야놀자·빗썸 등도 미국 상장 얘기가 나오는 주요 기업들"이라고 짚으면서 "국내 주식시장 상장의 메리트가 떨어져 있는 것은 맞지만, 토스가 미국에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지는 또 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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