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고려아연이 지난달 30일 제출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13일 전격 철회하며 시장의 시선을 집중시켰다.

   
▲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사진=미디어펜


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임시 이사회를 마치고 난 후 "지난달 30일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의할 당시에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주주와 시장 관계자의 우려 등을 지속적으로 경청하고 이를 겸허한 마음으로 수용해 왔다"며 유증 철회 배경을 전했다.

이로써 고려아연은 지난 6일 금융감독원이 고려아연의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두고 '투자자에게 중대한 오해를 일으킬 수 있다'며 증권신고서 정정 지시를 한 지 일주일만에 유증을 철회하게 됐다.

앞서 고려아연은 지난달 30일 자사주 소각 후 발행주식 전체의 20%에 육박하는 보통주 373만2650주를 주당 67만원에 일반 공모 형태로 신규 발행하겠다고 밝히며 시장에 파문을 만들었다.

유상증자가 성공한다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은 우호 지분 3∼4%가량을 확보할 수 있겠지만, 바로 얼마 전까지 '주주가치 제고'를 표방하며 공개매수를 진행하다가 돌연 유상증자를 발표한 행보에 대해선 거센 비판이 일었다.

더욱이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가 끝나기 전에 유상증자를 계획했고, 이를 공시하지 않았다는 의혹까지 더해지면서 금융당국이 조사에 나서는 상황까지 만들어졌다. 이후 금감원의 증권신고서 정정 지시가 있었고, 결국 오늘 유증이 공식적으로 철회됐다.

고려아연이 경영권 방어 목적으로 추진했던 최대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증 계획이 사라지면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은 이르면 올해 연말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 대결로 판가름 날 가능성이 높아졌다. 현재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공개매수 종료 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 1.36%를 추가로 취득했고, 이로써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 측과의 지분 격차는 5%포인트 넘게 벌어져 있다.

한편, 금감원 측 관계자는 "유상증자 철회와 상관없이 회계 감리, 불공정거래 조사는 별개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고려아연과 영풍 양측에서 제기된 이슈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유증 철회 결정이 공식화된 이날 오후 2시5분 현재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대비 8.58% 급락한 104만5000원 안팎에서 거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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