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경쟁력 내세워 국내 시장 공략…전기차 시장 경쟁 격화 예상
중국산에 대한 거부감 있는 국내 소비자…저렴한 가격 정책 통할지 주목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비야디(BYD)가 승용차 부문에서 국내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중국을 비롯해 동남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중저가를 무기로 판세를 확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 시장도 공략을 시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황인 만큼 비야디의 가격 정책이 경쟁을 격화시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 BYD 씰(Seal)/사진=BYD


1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국내 시장에 승용차 브랜드 출시를 위한 검토를 완료하고 승용차 브랜드 국내 출시를 공식화한다고 밝혔다. 올해 9월부터 진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던 비야디는 지난 8월 산업통상자원부 인증을 받았다.

환경부의 인증도 받게 되면 구체적인 보조금과 더불어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는 비야디의 본격판매가 내년 초 무렵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비야디는 지난 2016년 상용차 시장에 먼저 발을 들였다. 지게차, 버스, 트럭 등에서 판매를 시작한지 8년만에 승용차 시장에서도 승부를 건 것이다.

국내 출시가 예상되는 모델은 소형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 아토3, 중형 세단 씰, 소형 해치백   돌핀 등이 거론된다. 해당 모델들은 모두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판매량을 끌어올리고 있는 대표 모델들이다.

각 모델들 중 아토 3는 지난해 10만 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모델이다. 이는 비야디의 판매량 중 40%에 달하는 수치다. 국내에서 출시되고 있는 모델 중에서 경쟁급 모델은 EV3와 캐스퍼 일렉트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아토3, 씰, 돌핀 등의 모델들은 모두 해외에서 2000만~4000만 원 선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 비야디는 세 모델을 모두 출시하는 것이 아닌 가장 자신 있는 베스트셀링 모델을 먼저 출시한 후 상황에 맞는 모델을 투입하는 전략을 택할 가능성도 크다.

비야디의 국내 진출에 있어 가장 화두가 되는 것은 전기차 시장의 경쟁 격화다. 현재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현상)으로 인해 가라앉은 전기차 시장은 중저가 모델을 탈출구로 삼고 새로운 모델들이 출시되고 있다. 

이는 국내에만 국한되는 현상이 아닌 글로벌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비야디는 이중 가격경쟁력을 토대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브랜드다.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9월 누적 세계 전기차 판매 점유율에서 비야디는 22.3%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2위인 테슬라의 11%를 2배 이상 상회하는 압도적인 1위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이런 저렴한 중국 전기차 공세를 막기 위해 관세카드와 보조금 정책을 수정하는 등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사진=현대자동차


이런 가운데 국내 시장에 진출할 경우 저렴한 전기차를 기다려온 잠재 소비자들에게 새로운 옵션으로 다가올 수도 있다. 비야디는 전기차 가격에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배터리를 자체 공급해 가격적인 메리트를 가져가고 있다. 국내에 첫 출시하게 될 가격에 국산 브랜드들이 타격을 입을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제 지난해 중국 시장의 경우 테슬라와 중국 브랜드 간의 가격 경쟁이 격화 된 적 있다. 치킨게임과 유사한 가격 낮추기 출혈 경쟁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특수성을 고려한 마케팅도 필수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최근 중국산 배터리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중국 브랜드 전기차라는 꼬리표가 소비자들에게 부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관세와 보조금을 생각하면 기존 국내에 출시된 국산차들이 가격면에서도 경쟁력을 보일  수 있을것"이라며 "다만 자동차라는 것이 단가가 높은 제품이기 때문에 이미지에 따른 소비 공략과 애프터서비스(AS)에 대한 우려를 충족할 수 있는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비야디는 2025년초를 목표로 초기 승용차 판매 및 서비스를 위한 지역별 네트워크 구축과 인력 채용, 차량 인증, 마케팅 계획, 직원 교육 등 국내 공식 출범을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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