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21년간 두산 베어스에만 몸담았던 '원클럽맨'이자 '천재 유격수' 김재호(39)가 현역 유니폼을 벗는다.

두산 구단은 14일 "김재호가 최근 구단에 현역 은퇴 의사를 밝혔다"며 김재호의 은퇴 소식을 전했다.

2004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으로 두산에 지명돼 프로 데뷔한 김재호는 대기만성형 선수로 꼽힌다. 2014년부터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빛을 발하기 시작해 두산의 세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2015·2016·2019년)에 주역으로 활약했다.

'두산 왕조 시대'를 이끈 김재호는 특유의 넓은 수비 범위와 영리한 플레이, 압도적인 송구 능력을 바탕으로 2015~2016년 KBO 골든글러브 유격수 부문 2년 연속 수상의 영예를 누렸다. 또 2015년 WBSC 프리미어12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우승 멤버가 되기도 했다.

김재호의 프로 통산 성적은 1793경기 출전해 타율 0.272(4534타수 1235안타), 54홈런, 600타점이다.

언제나 묵묵하게 그라운드를 지킨 김재호는 21년간 쉬지 않고 그린 나이테가 화려하게 쌓였다. 김재호가 두산 유니폼만 입고 1793경기 출장한 것은 역대 베어스 프랜차이즈 최다 기록(2위 안경현 1716경기)이다.

또한 두산 베어스 유격수의 모든 역사에는 김재호의 이름이 있다. 유격수 출장 기준 안타, 타점, 홈런 등 대다수의 기록에서 김재호가 구단 통산 1위다. 이처럼 10년 이상의 퓨처스(2군)리그 생활에도 특유의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결국 주전 자리를 꿰차며 역사를 쌓은 그는 여전히 숱한 후배 선수들의 롤모델로 꼽힌다.

은퇴를 결심한 김재호는 "원클럽맨으로 은퇴할 수 있게 해주신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님께 감사드린다"며 "한국야구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부족했던 것들만 떠오른다. 앞으로도 야구 발전을 위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살아가겠다"는 소회를 밝혔다.

이어 "꽃을 피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두산 베어스 팬들은 끝까지 나를 믿고 응원해주셨다. 그 덕에 21년의 현역 생활을 잘 마칠 수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팬들에게 인사를 전했다. 

끝으로 그는 "후배 선수들의 얼굴이 하나하나 떠오른다. 비록 유니폼을 벗지만 마음만큼은 언제나 두산 베어스와 함께할 것이다. 앞으로도 뜨겁게 응원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산 베어스 구단은 2025시즌 중 김재호의 은퇴식을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