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진현우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징역형을 선고 받은 후 이 대표를 향한 친이재명(친명)계 인사들의 '충성 경쟁'이 폭언 논란으로 이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에 대한 선고 이후 비이재명(비명)계를 대표하는 거물급 인사로 분류되는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 등 이른바 '신 3김(金)'이 광폭적인 행보를 예고하고 있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대표에 대한 징역형 선고 이후 첫 지도부 회의였던 18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재판부에 대한 성토의 장이 되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사법정의를 크게 훼손한 이번 정치판결에 동조할 국민은 없다"며 "사법부 역사에 두고두고 오점으로 남을 최악의 판결"이라고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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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사진 오른쪽)와 김민석 최고위원.(자료사진)/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당 사법정의특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최고위원도 "이재명을 죽이겠다고 없는 죄를 만들어서 조작 수사, 억지 기소한 윤석열 정권의 정치검찰과 이에 화답한 1심 판결에게 답을 하겠다"며 "이재명과 민주당을 죽이려 해도 이재명과 민주당은 더 강해진다"고 역설했다.
이런 와중에 최민희 민주당 의원의 '폭언 논란'까지 터져 과열된 충성 경쟁이라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16일 열린 '김건희 윤석열 국정농단 규탄·특검촉구 제3차 국민행동의 날' 집회 현장에서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숨죽이고 있던 민주당 내 분열 세력이 준동하느냐 안 하느냐에 따라 이 국면이 돌파될지 아니면 민주당이 사분오열될지가 결정될 것"이라며 비명계 인사들을 향해 "움직이면 죽는다. 내가 당원과 함께 죽일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에 대해 신주호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최 의원과 민주당은 반성은커녕 홍위병 노릇만 자처한다"며 "'친명 완장'을 차고 광기에 빠져 조금의 이견도 허용하지 않겠다는 비이성적 사고로 가득 차 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커지자 황정아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각자 소신대로 발언할 수 있다"면서도 "당 차원의 입장은 아니다"라고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한 민주당 관계자도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중도층에게 이 대표에 대한 1심 선고가 억울한 판결이었다는 점을 강조해야 하는 상황인데 그런 식으로 발언하면 중도층이 당의 목소리를 듣겠는가"라고 최 의원을 비판했다.
한편, 이 대표의 1심 선고 이후 비명계를 대표하는 인사로 꼽히는 김부겸 전 총리, 김동연 경기도지사,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비명계 전직 의원 중심의 '초일회'는 다음달 1일 김부겸 전 총리를 초청해 '미국 대선 평가와 한미관계 및 국제 정세 전망'라는 주제의 특강을 개최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지난 8월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와 맞붙었던 김두관 전 의원 역시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윤 대통령에게 임기 1년 단축·4년 중임제 도입을 위한 개헌 추진을 요구하는 1인 피켓 시위에 나섰다. 김 전 의원은 향후 매주 월요일마다 광화문 또는 용산에서 1인 시위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김동연 지사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종합 반도체 강국 도약을 위한 정책협약식' 참석 중 기자들과 만나 향후 활동 계획을 묻는 질문에 "지금 그런 것을 논의할 때가 아니다"라며 "야당 대표에 대해서는 지금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고 있고, 살아 있는 권력에 대해서는 뭉개기 수사를 하고 있는데 이게 제대로 된 법치인지 민주주의인지 정말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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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23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열린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15주기 추도식에서 만난 김동연 경기도지사(사진 오른쪽)와 김경수 전 경상남도지사.(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지금 비명계 인사들은 기존 보폭대로 행동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며 "유권자들이 '이제 이 대표 가지고는 어렵겠다'는 메시지가 나올 때까지 비명계가 쉽게 광폭 행보를 보이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오는 25일 이 대표가 연루된 위증교사 의혹 1심 선고가 나오고 29일에는 이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해 주요 피고인이자 이 대표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1심 선고가 내려지는 만큼 당내 이탈 세력이 니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오는 25일 위증교사 의혹 재판 1심에서도 중형이 나온다고 하면 비명계 뿐만 아니라 친명계에서도 움직임이 있을 수 있다"며 "여당의 공세는 더욱 거세질 것이고 민주당은 상당한 혼선에 직면할텐데 (차기 대선 전) 지방선거를 준비해야 상황에서 위험 부담을 굳이 감수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미디어펜=진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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